또 다른 무대가 준비되고 있음을 종종 잊는다
인생은 한 편의 무대,
조명이 꺼지고 막이 내리면
끝이라 여겼던 자리에
또 다른 무대가 준비되고 있음을
종종 잊는다
삶은 직선이 아니다
기쁨과 상실이
부딪히며 휘어진 선,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곡선으로
삶을 이끈다
젊은 날의 열정은
넘치는 에너지로 버틸 수 있었지만,
세월은
'이제 어디로 가고 싶은가'
질문 앞에서
난 다시 길을 묻는다
인생의 후반은
젊음의 연장이 아니라,
깊은 성찰이
새로운 재료가 되어
싹을 틔우는 시간이다
겨울이 깊을수록
땅속의 씨앗은 단단해지고,
눈보라가 거셀수록
봄날의 연둣빛이 더욱 눈부시듯,
인생의 풍파 속에서
얻은 고통과 눈물은
인생 후반을 향한 단단한 싹이 된다
남의 시선을 위한 무대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무대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시간은
미래를 위한
지금 순간을 깊이 사랑하는 일이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오랜 꿈을 다시 불러내는 일
끝났다고 믿는 순간조차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
인생의 무대는
인생 후반 이후
가장 빛나는 장면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무대 위에서
비로소 나로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