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별빛

춘천에서 본 별빛

by 현월안




아들이 별을 좋아한다. 눈을 반짝이며 별자리를 묻던 그 마음이 커서도 쭉 이어졌다. 이름 모를 별빛에도 오래 시선을 주는 마음은 언제나 넓은 우주로 향해 있다. 별을 보는 동호회에서 활동을 할 만큼 별에 관심이 많다. 아들과 운전대를 번갈아 잡아준 남편과 함께, 우리 가족은 여름밤 별빛을 보러 춘천 건봉령 승호대를 향했다. 은하수를 보리라는 작은 기대와 별빛 아래서 가족과 함께라는 바람을 안고 달렸다.



중간중간 간식을 먹고 또 커피도 마시고 즐거운 맘으로 제대로 된 가족 여행길이다. 즐겁게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청평사 주차장이다. 그 뒤편 굽잇길을 따라 8km 남짓한 길을 더 달렸다. 고갯마루에 다다른 순간, 눈앞에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은 마치 하늘의 거울 같았다. 푸르고 깊은 물빛 위로 산과 구름이 고요히 겹쳐 앉아 있었다. 그곳이 승호대였다.



승호대, 호수를 이기는 자리라는 이름처럼, 작은 벼랑 위 공간은 소양호를 가장 넓고 온전히 품어내는 곳이었다.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박힌 물결은 남해 다도해의 비경을 닮았고, 멀리 가리산까지 시선이 닿을 만큼 시야는 탁 트여 있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순간 우리 아들이 동호인들과 여러 번 다녀갔다는 이유가 분명 있었다.



날이 저물고, 산을 넘어 별빛이 하나둘 스며들기 시작했다. 건봉령은 옛날 봉화를 올리던 자리라 한다. 이제는 불빛 대신 별빛이 자리를 가득 메운다.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 속에서, 별들은 서로의 존재를 속삭이며 반짝였다. 때로는 떨어져 스스로를 부서뜨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가득 빛나는 별들. 별똥별이 스치듯이 지나가던 순간, 그것은 어쩌면 우리 가족에게 주는 환상의 메시지 같았다.



아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죽여 별을 세었다. 남편은 말없이 아들과 함께 별을 보고 있었고, 나는 그 둘의 그림자를 눈에 담았다.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를 맞추는 사람들, 팔짱을 끼고 별빛을 바라보다 웃음 짓는 연인들, 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놀라웠다. 모두가 별빛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승호대 주변에는 화려한 전망대도 없는 소박한 곳이지만 마음에 풍요를 담기에는 충분했다. 별에 관심이 있는 마니아들만 아는 곳이라서 더 특별했다. 그저 벼랑 위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슴에 담았다. 소박함 속에서 오히려 더 진실한 위로가 있었다.



은하수는 끝내 보지 못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그것보다 더 귀한 것이 함께라는 것이었다. 수많은 별빛, 그 별빛이 비춘 소양호, 그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넓어진 우리 가족의 마음이었다. 별을 보러 간 것도 있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비워내러 간 자리임을 알게 해 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조용히 마음속으로 인사했다.

'잘 있어 예쁜 별빛들, 우리 가족이 다시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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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사랑하는 아들과, 별빛을 함께 걸어 준 남편과, 세 식구가 남긴 발걸음은 소양호의 물결 속으로 스며들 듯 고요히 사라졌다. 그 밤 별빛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춘천 건봉령 승호대는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다. 우리 아들이 관심 있어 한 곳이고, 우리 가족이 다시 찾아갈 곳, 예쁜 별빛이 거기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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