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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다시 읽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by 현월안




나는 숲으로 갔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닌
삶의 본질을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

아침의 닭 울음처럼

내 영혼이 깨어나기를,
죽음이 다가올 때
헛된 삶을

살지 않았노라 말할 수 있기를,


삶의 본질은 단순함 속에 있다
필요 이상의 소유는 자유의 굴레가 되고,
과잉의 풍요는 영혼을 빈곤하게 만든다

자발적 가난, 결핍이 아니라 관점이다
욕망에서 한 발 물러설 때
자신을,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나는 호숫가에서 시간을 기록했지만
사실은 영원을 탐구한 것이다
계절의 순환,

나뭇잎의 낙하,
얼음의 어김없는 결빙과 해빙 속에서
존재의 법칙을 읽었다


내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다
고독을 위해,
우정을 위해,
또 하나는 세상과 나누기 위해 두었다
소박한 자리에서
풀 한 포기, 물결 한 줄기,
별빛의 떨림마저 스승 삼아 배웠다


간소화하자, 또 간소화하자.
세끼 대신 한 끼,
백 가지 대신 다섯 가지로도 충분하다
가난은 결핍이 아니라

자유의 다른 이름,
자발적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진실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시간은 얕은 강물처럼 흘러가지만
진실은 그 깊은 바닥에 남아 있다
나는 그 깊은 곳의 물을 마시고 싶다


하늘의 별들이

조약돌처럼 깔린 그 자리에서

사유와
낚시를 드리우고 싶다


문명은 편리라는 이름으로 사슬을 씌우고,
소비는 풍요라는 환심으로 자유를 빼앗는다
숲은 묻는다

너의 삶은 너의 의도대로 살고 있는가
자유는 소유의 결과인가,

존재의 선택인가


세상은 소비하라고 하지만
문명의 편리 속에서
행복한가

자유로운가,
지구가 몸살을 앓고
인류가 병든 지금
숲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속삭인다
욕망을 비우고 단순하게
자연과 더불어,

자신이 의도한 삶을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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