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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읽고

알랭 드 보통의 인문철학

by 현월안




불안은 언제나 곁에 있다
웃음을 지을 때조차,

조용히 지켜보며 귓가에 속삭인다
'너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가
너의 자리는 어디인가'

속삭임의 정체를

사회적 지위의 그림자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존중받고 싶은 지위,

사랑,

지위를 얻지 못할까 두려워

나를 채찍 한다

이것이 불안의 실체다


불안은 다섯 갈래로 옥죈다
사랑이 부족할까 두려워하는 결핍,
남보다 앞서려는 속물근성,
도달해야 한다는 기대,
능력을 시험당하는 무대,
예기치 못한 운명이라는 불확실성,


이 모든 것들이 욕망의

하녀처럼 불안을 부추긴다


해법은 불안을 지워내는 것이 아닌

철학은 삶을 성찰하게 하고,
예술은 지위의 허구를 위안하고,
정치는 삶의 자리를 다시 나누고,
기독교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헤미아적 삶은 질서 속에 자유를,


그 속에서 불안은

해소되지 않더라도

불안과 함께 살아갈 길을 배운다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하나의 욕망을

또 다른 욕망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


그 사이사이

예술

철학

사랑이 조용히 스며들 때
불안은 단순한 고통이 아닌
삶을 더 깊게 바라보게 하는 창이 된다


불안은

무너뜨리는 적이 아니라,
성숙한 인간으로 이끄는 동행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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