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월안 Sep 04. 2023

눈물의 강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거칠게 내리치는 빗줄기는

폭풍 속에서 다시 천둥을 만나

흐르는 강물 속으로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황토색의 붉은 그리움을 쏟아낸다

친 속도에 그만 휩쓸린다


강물진한그리움과 뒤섞여 흐르고

여기서 바다까지 얼마나 남았기에

깊숙이 스며들어 파고든다

강물은 살아남으려는 풀가지를

쓰다듬으며 거침없이 흘러간다

잠시 쉬어갈 법도 한데

이젠 좀 자자들 때가 되었는데

싸늘하게 돌아 나오는 성난

물결처럼 하염없이 흐른다

여기서 얼마나 흘러가야 할까

얼마나 더 세차게

눈물 비가 내려야 할까


흐르는 눈물은 장마 비에

천둥을 만났다 

온몸을 타고 쏟아낸다

작정하고 토해내는 눈물방울들

폭풍우보다  더하고

태풍의 바람까지 함께 한다

저무는 달을 타고 기어오르는

느티나무 사이로

어두운 그림자가 스친다

부모 자식의 연을 떼어내려는 

휘모라 치는 낯선 기운과 마주한다

조금씩 덜어내고 덜어내도

회한눈물은 통곡의

강을 이룬다


애틋한 혈육이었기에 폭포수처럼

쏟아내야 연이 끊어진다고 했던가

아버지와의 그 진한 연결을

어찌 한 번에 쏟아내겠는가

그날의 통곡으로

어찌 우주와도 같은 연이

쉬 사그라들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파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