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엔 바닐라 라테 아이스커피를
더운 날엔 바닐라 라테 아이스커피를 즐겨 마신다. 달콤한 맛에 익숙해져 있어서 아메리카노보다는 달콤하게 커피를 즐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땐 물을 조금 희석해서 마시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길들여 놓았다. 어쩌면 단순히 커피 취향이고, 삶의 속도로 길들여 왔던 것이다. 남들이 권하는 방식이 아닌, 나에게 맞는 맛을 찾아가는 것. 그 안에서 나만의 일상과 호흡을 만들어 간다.
아침을 커피 향으로 하루를 여는 것은 나만의 조용한 행복이다. 커피 한 잔에서 풍기는 커피 향기를 마주하는 순간. 잠시지만 세상 어느 여행보다도 풍요로운 시간이 된다. 커피가 가진 힘은, 일상에 특별함을 불어넣고, 아무 일도 없는 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힘이 있다.
하루의 계획을 빼곡히 세우고 일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한다. 성취를 확인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언젠가부터 깨닫게 된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길 위에 놓여 있고, 모든 순간은 계획대로 흘러가주지 않는다는 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되, 하루에도 적당히 쉼을 분배하는 것. 그것들이야말로 삶의 사이에 틈을 채워주고 여유라 생각하고 쉼을 가지고 일을 하려 한다. 내 세울 것 하나 없는, 그렇지만 충만한 나의 시간들, 옆에는 언제나 커피가 있다.
책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는 그 어떤 것보다 잘 어울린다. 활자와 향기, 문장과 쌉싸름한 여운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세상과 내가 연결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글을 쓰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 또한 그러하다. 단어가 흘러나오는 호흡에 커피의 리듬이 얹히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나만의 이야기가 조금씩 자라난다. 이제 커피 없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렵다.
커피는 시간을 살아 있게 만드는 의식이고, 하루를 견디게 하는 힘이 있다. 때로는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창이다. 커피 한잔이 만들어지기까지 커피 기계의 소리를 들으며 향을 기다리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따뜻함이 전해진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장을 펼친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얻은 듯 소소한 행복이 몰려온다. 삶이 아무리 쓴맛을 내더라도, 커피처럼 향기와 여운을 남겨줄 것임을 알기에.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시간,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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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농도가 진한 것보다 내게 맞는 결을 찾아 때로는 연하게, 때로는 천천히 맛보는 것, 쓴맛 속에 감춰진 달콤함을 안다.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나의 순간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젠, 나의 삶의 철학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