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날이 밝았다

새 해 아침은 조용히 일러준다

by 현월안



새해를 맞이한다
해님은 고운 얼굴을 쏙 내밀어
어둠의 가장자리를 쓰다듬는다
먼 우주를 가로질러 온 빛은
광속의 여행자이고
빈틈 한 점 없이
새 해에 닿아 환하게 웃는다


남은 그림가가 드리우고
세상은 쉽게 맑아지지 않지만
희망은 다름 아닌
내가 스스로 빚어내는 온기라는 것을,
새 해 아침은 조용히 일러준다
희망을 품는 것은
그것으로 이미 기쁨이라는 것을
새 해는 말없이 알려준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또렷해지듯
어둠이 클수록 희망은 더 귀하다
사소한 온기 하나,
마음속에 남겨 둔 선한 따스함이
한 해를 맞이하는 의지다
새해의 다짐이 거창하지 않아도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헌 날과 낡은 시간은 없다
오래된 것은
새로워지기를 미룬 나의 마음뿐
내가 달라질 때
새해는 어느새 새로움이 되고
또 새날이 된다
내 안의 따숨 한 조각이
내일의 결을 바꾸는 온기가 된다


인간은 영원의 흐름에
년과 월, 일과 시를 매듭지어
시간을 불러냈다
그 매듭 사이에
나의 역사와
웃음과 눈물의 기록을 남겼다
시간의 매듭은 끝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표시다


새해가 밝았다
빛은 다시 내게로 오고
나는 다시 시간 위에 섰다
작은 희망을 소중히 안고
차분하게 마주한다
해 새 날
또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