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6
딜레마
명사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궁지'로 순화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그동안 단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다. A와 B중 최선의 선택이 어떤 것일지 고민하는 상황도 '딜레마'로 표현하는 줄 알았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결국 최선은 나올 수 없는 상태라니 이런 국회의원 선거같은 단어를 봤나...( 판사님 저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냐는데, 꽃이 아닌데도 하루 수백번씩 흔들리고 있는 요즘이다. 딜레마란 개미지옥에 빠진 일개미가 되었다. 이것도 불안하고 저것도 불안하고, 하나를 선택하면 그대로 밀고가야될텐데 가지 않은 길에 눈을 못 땐체 살아가고 있다. 앞을 안 보고 운전하는 차의 결말은 뻔하다. 쾅
현재 올라와 있는 길은 창업이다. 여전히 팀원들 앞에서는 당당하고 확신을 가진 태도를 고수중이지만 다 같이 일을 마치고 헤어질때는 불확실한 미래, 안될것 같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엄한 일에 팀원들의 젊음을 허비하게 만드는 것 같은 죄책감도 든다. 이렇게 확신이 없어서야 '당장 때려쳐! 창업이 어디 쉬운줄 알아!'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 있겠지만 하하 취업은 어디 쉬운가요.. 물론 취업이 두려워 창업을 선택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 이유마저 여기에 쓰기에는 길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 기회를 빌어 써야겠다. 과식은 금물. 지금 내가 겪는 불안을 팀원들에게는 말할 수는 없다. 불안은 희망보다 전파가 잘 된다. 1을 나누면 각자가 0.5를 짊어지는게 아니라 단순히 1이 더해져 불안은 2가 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모르겠다. 그냥 안고 살아가는 수밖에..
P.S 일상에서 접하는 다른 딜레마는 창문이다. 닫고 살자니 환기가 안되고, 열자니 미세먼지를 초대하는 꼴이다. 대체 저 창문을 어찌해야 좋을까. 미세먼지도 잡아주는 방분망이 발명되면 좋겠다. 기다리면 이과가 다 알아서 해주겠지.
여전히 애플에 대한 걱정은 시기상조이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모두 노키아가 어떻게 됐는지를 지켜봤다. '그래도 노키아는 무사할꺼야' 처럼 10년 전 노키아 옹호론에 모든 문장에서 노키아를 애플로 바꾸면 오늘을 말해주는 문장이 된다.
나 역시 애플이 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C, 태블릿, 아이워치같은 여러 하드웨어 기기뿐만이 아니라 무인자동차와 핀테크 등 다양한 기술을 확보한 애플은 휴대폰 제조업체였던 노키아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러나 애플이 새로운 분야에 진입할 때마다 높은 주목과 점유율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애플이 가진 It's different라는 아이덴티티 덕분이였고, 그러한 아이덴티티를 전세계인에게 심어준 것은 혁신, 특히나 아이폰의 혁신이였다. 애플은 여전히 튼튼한 기업이지만, 이런 소식이 반복된다면 다른 경쟁업체들이 애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오랜 시간동안 영국 축구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어떻게든 승리를 쟁취하는 공격적인 팀이였고, '위닝 스피릿'을 가진 그들을 다른 모든 팀들은 두려워했다. 그러나 감독이 교체되자마자 맨유는 패배가 익숙한 팀이 되었다. 맨유 자체의 변화도 있었겠지만 경쟁팀들이 퍼거슨이 없는 맨유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였다. 다른 경쟁자들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순간, 위대한 팀은 평범한 팀으로 바뀌게 된다.
맨유의 차기 감독들과 달리, 팀 쿡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훌륭하게 이어받았음에도 애플의 경쟁업체들은 맨유를 상대하는 다른 영국팀들처럼 기세등등하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쇠한 축구팀들과 달리, 애플의 경쟁상대들은 5년도 채 되지 않은 팔팔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게 무섭다는 말은 좋은 의미로도 유효하다.
개인적으로 애플이 맨유가 되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비록 나는 갤럭시를 쓰지만
전개: '나'는 새벽 일찍 다른 부부를 깨워서 출발했다. 새벽 드라이브에 익숙하지 않은 부부는 다음 마을에 도착한 뒤 '나'를 쌀쌀맞게 대했고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에도 내색하지 않았다. 내색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오랜 거리를 타고 달리다보니, 다른 기계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바로 이 기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고유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 그런 것을 개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각각의 기계는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p.91>
군대에서 나의 보직은 운전병이었다. 부대에는 대충 15대의 차가 있었고 각각의 차마다 사수와 부사수가 있었다. 갓 전입한 신병일때 각 차의 부사수들이 내게 운전교육을 시켜줬는데, 차종이 같은데도 저마다 운전하는 법이 달랐다. 예를 들면 똑같이 소형차인 5호차와 8호차 임에도 5호차는 핸들이 뻑뻑하고 클러치를 세게 밟아야 되고, 8호차는 핸들이 쉽게 돌아가고 클러치가 예민한 식이였다.
처음에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별로 믿지도 않았다. 지루한 군생활에 변화나 긴장을 주기 위해 없는 특징을 만들고 교육시키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운전해보면 정말 그랬다!! 기계는 같은 구조로 태어나지만 저마다 다른 주인을 만나 사용자를 닮아간다. 책에서 이르기를, 대부분의 개성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쁜 상황으로 이동하는데 때로 좋은 상황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기계는 (아직까지는)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니 누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과연 내가 쓰는 기계들은 현재 어떠한 상황으로 이동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