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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여름옷
겨울옷 정리를 미루고 미루다, 기온이 30도를 넘었던 지난 일요일에 죄다 세탁 후 상자에 넣었다. 시야에서 두툼한 스웨터, 패딩솜이 사라진 것 만으로도 기온이 1도는 낮아진 듯 했다.
겨울옷을 정리한 곳에 여름옷을 걸었다. 차지하는 공간이 3분의 1로 줄어들어 눈이 시원했다. 한 벌 한 벌 걸어둘때마다 언제 산 옷인지, 올해도 입을만한 옷인지 살펴봤다. 신기하게도 마음에 드는 옷들은 대부분 5~6년 전에 산 옷들이였다. 작년에 사서 자주 입었던 옷들은 작년의 나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눈에 차지 않았다. '이걸 내가 작년에 사서 심지어 입고 다녔다고?' 호불호를 나누는 영역에는 뚜렷한 특징이 있는데 마음에 드는 옷들은 전부 패턴이 없고, 단색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작년에 산 옷들에는 심하지 않지만 조금씩 패턴이 들어가있었다.
오래 살아남으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오래 사랑받으려면 기본만으로 아름다워야한다.
오늘 정리한 겨울옷들 중에도 올해 자주 입었던 옷과 입지 않았던 옷이 있다. 애정에 따라 옷을 접는데 들인 노력도 달랐다. 손길이 오래 머문 옷들 중에는 올해 산 캐릭터티도 있었다. 겨울이 다시 찾아온 날, 나는 그 옷을 다시 정성스레 걸어 놓을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지만 아마 그때가 되면 오늘 가졌던 생각을 다시 불러올 것이다. '이걸 내가 입고 다녔다고?'
영화 제목이 떠오른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정부에서 바이오 분야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10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2018년까지 총 1천3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0개 프로젝트로는
1. 바이오 글로벌창업 연계사업(바이오 아이코어)
2. MD아이디어-PhD기술 매칭사업
3. 바이오 기업인 창업유도사업
4. Core Facility(중요 시설) 구축
5. 의료기관 내 벤처기업 입주사업
6. IT플랫폼기업-벤처기업 협력사업
7. 바이오 파트너링 후속지원
8. 바이오 특수목적법인 설립지원
9. 국가신약파이프라인 민관협업사업
10. 바이오특화 금융 전문인력양성 이 있다. 각 프로젝트에 얼마를 지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아젠다는 창조경제이고,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은 창업, 스타트업 육성이다. 많은 사람들은 창조경제가 대체 뭐냐며 정부가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창업과 관련하여 정부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 나온 정책이 정부의 몇번째 지원정책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지원을 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다. 정부가 창업에 개입하는 것은 나쁘지 않고, 오히려 많은 경우에 도움이 된다. 불만은 행위 자체가 아닌 방식에서 나타난다. 전국 주요 도시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었고, 직접지원뿐만 아니라 민간 엔젤투자자와 연계하여 간접 지원도 많이 했다. 그 결과 로켓을 꿈꾸는 많은 기업들이 시드머니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금만을 노린 사람들도 등장했고, 상당 부분 성공을 거뒀다는 것을 들었다. 그런 사람들만을 비난하기에는 정부의 대응이 부실했다. 많은 돈을 푼다고 알렸을때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과 안전 장치를 철저히 세워놨어야 한다.
정부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퇴임 후 자신들의 업적에 한 줄을 추가하려는 욕망에 있다. 나는 이 목적에 대해 긍정적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많은 성과가 개인의 욕망에서 나왔듯이, 정부의 욕망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번만큼은 정부가 지원하는 1300억이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만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러니 이 문제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능력의 문제이다.
전개: 야영을 하자는 아들 '크리스'의 말에 어른 셋은 야영을 결정했지만, 야영을 하며 '크리스'는 심술을 부리고 혼자 어딘가로 사라진다. 잠이 들 때가 되어서야 '나'에게 돌아온 '크리스'는 '나'에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을 걸고, '나'는 그런 아들이 귀찮아 짜증을 낸다.
깜빡 잊고 존이 음악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 같다. 내 추측이기는 하지만, 그는 드럼 연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으로 매사를 생각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실제로는 드럼 연주에 대해 따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그냥 드럼 연주를 하는 것이다. 연주를 하는 동안 단원 가운데 누군가가 박자를 늦추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따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각 반응할 것이다.<p.111>
김연아 선수에게 한 기자가 회전을 돌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질문하자 김연아 선수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무슨 생각이요. 그냥 도는거지' ( 머리속 기억을 꺼낸 것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드럼 연주나 피겨스케이팅은 말로써 모든 것을 전할 수 없고, 추상예술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순간 본질을 잃어버린다. 두 개의 현실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면서 충돌이 일어나고, 서로의 이해를 가로막는 벽이 된다.
P.S 천천히 읽으면서 예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발견했다. 찾은 내용은 혼동한 채 내버려두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것이어서 글을 읽고 그렸던 소설 속 세계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앞으로 읽을 소설들은 기존에 내 머리속에 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소설이 되었다. 남은 내용들 중에는 얼마나 많은 오역이 있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