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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천 May 23. 2016

나이,레이저폰,1부 3장

D + 5

하루 생각

나이

요즘 들어 자꾸 나의 나이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한국 나이로 스물 일곱. 20대 후반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여전히 어리다는 소리를 들을수는 있지만, 어리다는 사람중에는 연장자가 된 기분이다. 이런 말을 하면 나보다 조금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이 그럼 자신들은 뭐냐고 불쾌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생각을 나는 스물 넷부터 했다. 내년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어쩌면 마흔이 되어서도 '어린 사람중에~ 내가 제일 나이많은것같애'라고 흥얼거릴 것이다. 


모르는게 많지만,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워지는 나이. 여전히 청춘이지만 청춘의 출구가 또렷히 보이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뭘해도 이르지 않은 나이가 됐다는게 지난 시간을 더욱 돌아보게 만든다. 내게 세월을 느끼게 해준 연예인들, 운동선수들, 기업가들과 나는 질적으로 다른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두각을 드러내지 않은 많은 내 또래들 사이에서도 나는 뒤쳐져 있다. 마흔되어서도 뒤쳐지지 않으려면 뭐든 꾸준히 해야겠다.



하루 IT

(하루 사건을 선정하려니 하루 생각을 2번 쓰는 날이 많아질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생각중이였다. 다른 2개와 겹치지 않으면서 기록할 만하고, 남들에게도 도움이 될 정보가 뭘지 생각하다가 IT업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기로 했다.)


추억의 '레이저'폰 다시 나오나…모토롤라, 유튜브에 티저 공개


핸드폰계의 '토토가'가 시작되는 것일까? 모토롤라가 자신들의 히트작이였던 레이저폰을 6월9일에 출시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핸드폰의 디자인이 자세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아이폰'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던 레이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유튜브 링크에 직접 들어가보면 대체로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디지털 노스탤지아를 바라는 사람, 2006년이 빈티지가 된걸 놀라워 하는 사람, 다른 피쳐폰의 이름을 말하며 공감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가 그 '시절'과 레이저의 추억에 대해 말했다. 레이저폰의 기능에 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새로운 기능, 혁신 없이 단지 감성에 기대어 출시되는 제품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모토롤라도 게임 체인저가 되기를 바라고 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알리고, 추억을 기꺼이 구매하려는 사람들과 쎄컨폰으로 쓰려는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일 것이다. 세상을 바꿀 제품만이 의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때나마 세상을 바꿀것처럼 보였던 회사의 선택이 과거로의 회귀인게 아쉽다. 2026년쯤 아이폰3가 지금의 레이저와 같은 목표로 출시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니 서글퍼졌다. 


주변 사람들이 '레이저'폰을 많이 샀으면 좋겠다. 그러면 난 그걸 만져보고,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느낀 향수를 브런치에 공유할 것이다. 나의 갤럭시폰으로.





하루 책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1부 3장

전개: 빗 속을 뚫고 한 마을에 도착한 일행들. 숙소를 찾으려는데 '나'는 마을이 예전에 와본듯이 친숙하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중, '유령'에 대해 이야기해달라는 크리스의 요청에 '나'는 과학이라는 유령을 '중력의 법칙'을 빌어 이야기한다.


자체의 질량과 에너지를 따로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의 마음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아직 공간 역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에든 어디에든 존재하지 않았던 것- 바로 이런 것이 중력의 법칙이라고 해도 중력의 법칙은 여전히 존재했다는 말인가?.... 만일 그와 같은 중력의 법칙이 존재했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솔직히 난 모르겠어. 내가 보기엔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온갖 테스트란 테스트는 모두 통과한 것이 중력의 법칙 같아.<p.75>


아들인 크리스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캐스퍼나 민간 전설에 나오는 전통적인 의미의 유령이였지만, 철학이 몸에 배인 '나'라는 아버지는 아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논리를 기어이 꺼내신다. 


'중력의 법칙이란 뉴턴이 이야기하기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을 뉴턴이 발견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력의 법칙은 언제나 존재해왔고, 첫 물질이 생성되기 이전에도 중력의 법칙이 존재했다는 것인가?' 가 작품 속 '나'의 주장이다. 오랜 시간  생각을 하게되면 질문이 돌고 돌아 중력의 법칙이란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을 빼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단다.


조금 머리가 아파온다. 과학을 깊이 공부한 사람들은 저 말에서 오류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겠지만, 나처럼 물리법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써는 반박하기가 쉽지 않다. 단지 예전에 가졌던 호기심이 '나'의 중력에 관한 태도와 비슷한것 같아서 같이 적어두겠다.


jquery로 웹사이트를 만들었는데 jquery는 javascript에 한가지 라이브러리이다. 나는 어떻게 $가 getElementById로 호환되는지 모른다. 그렇다니까 그런줄 알고 사용할 뿐이다. 모태인 javascript뿐만 아니라 java,C++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들도 깊이 들어가면 결국 0과 1이라는 이진법의 조합에 불과하다는데, 난 여전히 이 원리가 놀랍다. 의심하지는 않지만 믿기지도 않는다. 0과1만으로 어떻게...? 최초의 원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프로그래밍을 배우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하는 지식의 한단계 위, 한단계 아래까지만 이해를 하면 기술을 쓸 수 있다. 문과적인 음모론을 말해보자면 0과1로 구동된다는것도 뻥 아닐까 하는 어리석은 호기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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