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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천 Jun 02. 2016

카카오톡 URL 무단 수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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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IT

'카톡방 URL 검색 노출' 논란.. 정부 조사(종합)


요약: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이용자들이 보낸 웹문서 URL(인터넷 주소)을 다음 웹 검색에 노출해 온 것과 관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공식 사과와 함께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나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올해 1월부터 카카오톡 'URL 미리보기'를 위해 수집된 URL 중 검색이 허용된 웹주소들을 다음 웹 검색에 연동해 왔다"며 "카카오톡 대화나 이용자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웹주소만 사용하는 것이어서 문제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월 업데이트에서 미리 공개를 했더라면, 이 정도의 논란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검색이나 도메인 입력을 통한 유입과, 개인 간 대화를 통한 유입을 동일 맥락으로 받아들인 점이 문제이지만, 그 당시 어떤 식으로든 공개를 했더라면 이처럼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은 안 들었을 것이다.

다른 대화는 서버에 저장이 되었다가 5일 정도 후에 삭제된다.

브런치에서 카카오를 비판하는 글을 쓰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롯데 팬들 사이에 있으면 이런 기분이 드려나. 오늘 나온 IT 기사 중에 그냥 다른 것을 고르려다 이 주제를 고르는 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택했다.

이번 일 만큼은 카카오의 잘못이라고 판단해서 그에 관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카카오톡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아니었으면 카카오톡과 브런치는 왜 이용하겠나.

미디엄의 폰트가 마음에 안 들어서 브런치를 쓰는 뭐 그런 사람은 아니지 내가.....

 이 사람들도 살아 돌아왔는데 나라고 뭐..


이번 일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서핑을 하던 중에 카카오 블로그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카카오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와서 첨부한다.


http://blog.kakaocorp.co.kr/515


긴 글을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블로그 내용을 세 줄 요약을 해야 될 것 같지만, 이 곳은 브런치이므로 여섯 줄 요약을 하겠다.

1) 너희들 대화창에서 URL 링크 수집해온 것은 맞는데, 누가 썼는지는 저장 안 했어.

2) 크롤러, SEED URL, Mozilla/5.0 (compatible; MSIE or Firefox mutant; not on Windows server;) Daum 4.1을 이용해서 아무튼 이상한 건 저장 안 했어. 이 정도는 다 이해하지?

3)  수집할 때는 http://www.robotstxt.org에 명시된 로봇 규약을 준수해서 한 거야. 여기가 어딘지는 다 알지? 모르면 들어가 봐 영어니까 공신력 있잖아.

4) 그러니까 저장을 하긴 하는데, 여러 필터링을 거쳐서 문제 될 건 없었어.

5) 이제는 스크랩 검색 안 하기로 했고, 수집된 URL도 모두 검색에서 제외, 삭제했어.

6) 아무튼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설명을 읽으니 카카오가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글에서 전하는 정보가 확실치 않아서 불편했다. 기준 건수 이하의 URL은 저장이 안 된다면 이번 일로 가장 불안해할 개인 간 클라우드 공유, 기업 내 목적으로 만든 URL(유입경로가 없는 URL)의 경우는 안전하다는 것인데, 기준 건수가 어느 정도인지 설명이 없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감출 의도였다면 애초에 개발자들만을 염두한 듯한 글을 왜 공식 블로그에 썼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카카오 Devtalk에 올린 글인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일을 설명하고 사과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처럼 읽혔다.


메신저 서비스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사용자여야 한다. 사용자의 신뢰를 잃을 경우 철옹성이 모래성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버디버디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사용했었고, 네이트온을 고등학교 1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사용했다. 제대 후 지금까지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 햇수로는 각각 6년, 4년, 4년이고 카카오톡은 현재 진행형이다. 버디버디가 망할 줄 몰랐고, 네이트온이 망할 줄 몰랐다. 네이트온은 버디버디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음에도 같은 길을 걸어갔다. 과연 카카오는 어떻게 될까.


이번 일이 카카오를 무너뜨릴 펀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2년 전 텔레그램 망명을 유행시켰던 검찰 수사 파동에 비하면 이번 일은 기껏해야 1라운드에 맞은 잽 정도 되려나. 그러나 권투 경기에서 맞아도 될 펀치는 없다. 몇몇 사용자들은 분명 이번 잽으로 인해 카카오톡을 떠났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톡이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라이언이 너무 귀엽기 때문이다.....


하루 책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2부 12장


전개: 일행은 몬태나를 여행 중이고 '나'는 내일부터 함께 지낼 드위즈라는 사람에 대해 떠올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가 파이드로스일때 알고 지낸 드위즈에 관해서 생각한다.


오늘날 인간의 지식은 그 범위가 하도 넓어서 우리 모두가 각자의 특수 분야에서 전문가다. 그리고 각자의 전문 분야 사이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져서, 그 안에서 자유롭게 거닐고자 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마저도 유보해야 할 지경이다. 점심시간에 나누는 지극히 일상적인 현재에 관한 이야기조차 전문적인 것이기 일쑤이다. <p.249>


내가 지니고 있는 기억의 파편들로 판단하건대, 파이드로스는 드위즈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으며, 이는 그가 드위즈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파이드로스는 무언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을 때 이에 대해 엄청난 흥미를 느꼈으며, 그런 그에게 드위즈의 태도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p.252>


"내 생각인데, 낙제의 원인을 찾자면 모든 선생들에게는 자기 자신과 가장 닮은 학생들한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 만일 자네의 글씨체가 깔끔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학생들의 글씨체를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여길 걸. 자네가 과장된 어투를 즐겨 쓰면, 과장된 어투로 글을 쓰는 학생들을 좋아하게 되겠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학생들, 그러니까 내가 정말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삭생들은 모두가 낙제 신세란 말이야"(파이드로스) <p.253>


힌두교와 불교와 도교는 교리상의 차이 때문에 성전을 벌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현실에 대한 언어적 진술을 결코 현실 그 자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양의 모든 종교에서 지고의 가치는 "타트 트밤 아시 Tat tvam asi"- 즉, "그대가 바로 그것이다" - 라는 산스크리트어의 교리에 놓인다. 이 교리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나 자신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과 나 자신이 인식하고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나와 나 아닌 것 사이의 경계가 없음을 완벽하게 인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깨우침의 경지다.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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