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수 Sep 19. 2015

어쩐지 안심이 돼

너의 그 편안한 글이 좋아


갑자기  마음속에 인생 전반에 대한 비관이 가득 찰 때, 온갖 우울들이 밀려올 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막 불안할 때면 내 친구가 글을 쓰고 있는 공간을 몰래 찾아간다.

자기 자신은 사람들에게 딱히 정이 없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나한테도 그렇다고 해서 서운하게 했던 그런 친구가 글을 쓰는 공간.

그 당시 친구에겐 쿨한 척 넘겼던 것 같지만 솔직히 좀 서운했다! 하지만 이제는 뭐, '진짜 정 없는 놈이 뜬금없이 전화해서 몇 달 간 자기 보기 힘들 거라며 나오라고 보채는 짓은 안 하겠지.' 하고 있다.

본인은 계속해서 사람에게 정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아무튼 재밌는 것은 그 공간의 이름이 '타인에게 말 걸기'라는 것이다. 은희경 소설의 제목이라는데 읽어보진 않아서 어떤 내용인 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 친구와 감성 코드가 환상적으로 잘 맞다거나 그런 이유에서 찾아 보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그 친구의 글을 썩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요즘엔 그냥, 그 친구의 글을 찬찬히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심이 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바보 같은 생각이 들 땐 그 어떤 위로와 조언보다 그 친구의 글을 읽으면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친구가 나 보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고맙다. 친구도 이 글을 볼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고맙다. 우리가 좀 희한한 인연이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친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든다. 너에게도 나라는 인연이 좋은 의미였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가끔씩 오래 보자:D

작가의 이전글 나도 언젠가는 예쁜 글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