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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수 Nov 27. 2015

인간관계란 참 흥미로워,

이랬다가도 저런 것 같은 우리


  니 아직 걔 만나고  있나?라는 물음에 역시나 '아니'하고 뒤따르는 씁쓸한 웃음. 굳이 이유를 물어볼 필요는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의아한 표정을 지어버린 내게 "내가 좀 바빠지다 보니.."하고 너무나도 상투적인, 마치 연예인 커플들이 헤어지고 '성격 차이'라고  변명하는 듯한 모습이 더 어색해 보여 조심스레 물어봤다. 뭐가 싫은 게 있었던 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지 않을까봐 굳이 물어보지 말까,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오랜만에 연애를 시작한 동생의 모습에서 뭐랄까, 이번엔 꽤 괜찮은 친구를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른 이별의 이유가 궁금해졌다. 동생에게서 자세한 얘길 들은 건 아니었지만 오래 만나겠다 싶었는데 벌써 헤어져버렸다니. 동생에게서 들은 그 이별의 원인이란 것은 참 아이러니했다.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헤어짐의 이유가 됐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노선으로 살아온 그 사람의 특이한 인생 이력과 유흥을 썩 즐기지 않는 바른 생활 사나이 같은 모습에, 만나다보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동생도 스스로 술을 즐기는 하는 편이 아니니 잘 맞겠구나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동생은 술은 안 좋아해도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보니 가끔은 빠지기 힘든 술자리가 생기게 되고 그 남자는 이해해 주지 못했다.


"말로는 가고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결국엔 가는 걸 보면, 어쨌든 니가 가고싶어서 가는 것 아냐?"


 그래, 뭐, 틀린 말은 아니네. 그 친구 입장에선 저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던 더 많은 이유들이 있었을 수도 있고. 오지랖 넓은 나는 그냥 조금 안타깝다. 사소한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결심하는 그 순간들이. 누가 먼저 이별을 말했던간에, 오고가는 감정 싸움에 두 마음이 다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까.


 이왕 이렇게 된거 다음번엔 부디 서로를 더 잘 알아주는 사람 만나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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