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하고 싶겠지만.

선생님. 저희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해요. 그게 문제인가요?

by 다이앤선생님


Ⅰ 초등맘의 고민) 선생님. 저희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해요. 그게 문제인가요?


지영이와 선생님이 상담을 하고 있다.


"지영아, 공부를 열심히 해야 나중에 지영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저는 하고 싶은 게 없는데요."

"지금은 하고 싶은 게 없어도 열심히 해야 나중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지영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딱히 좋아하는 거 없는데요."

"음.. 그럼 지영이 엄마 아빠는 지영이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길 바라셔?"

"하고 싶은 거 하라는데요."

"그래도 나중에 직장을 갖고 돈도 벌고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좋을지 생각해 두는 게 좋아."

"엄마가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래요."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으면 어떡해? 직장도 못 구하게 되면?"

"엄마가 도와주시겠죠?"


선생님은 마음이 답답하다. 엄마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을 텐데?









Ⅱ 똑똑한 초등맘들만 아는 비밀


(1) '하고 거 다해~'라는 말의 함정


엄마라면 누구나 다 자녀 앞에서 이렇게 말 하고 싶어 할 것이다.


엄마처럼 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
엄마가 마음껏 지원해 줄게. 하고 싶은 거 다해.


자녀를 무한히 지원해주는 '능력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로망이 아닐까. 그리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요즘 세대는 이전 세대처럼 전문직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 못 벌어서 굶어 죽는 시대는 끝났다. 더욱이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고 자본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적성의 맞는 일을 찾아 자유롭게 사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지 않겠는가?


'하고 싶은 일 찾기'는 쏙 빼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 자,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어. 어떤 음식에 어떤 영양분이 있는지, 알레르기가 있는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는지 알아봐야 한다는 건 말해주지 않을게."


그러나 똑똑한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거야.






(2)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 분야에 재능을 보이거나 깊은 관심을 갖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다 보니 적성을 찾지 못했고 어쩌다 보니 그 일을 하게 되었다. 그 일을 좋아하진 않지만 나름 할만한 것 같아서 계속하게 되었다. 그럭저럭 살만하지만 뭔가 아쉽다. 내 적성이 무엇인지 누가 콕 집어서 얘기해주면 참 좋겠다.


한편으로는 한 분야의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없던 적성이 새로 생기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비록 부모님의 권유로 교사가 되지만,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영어를 잘 가르친 다는 걸 알게 되었고, 영문학에 흥미가 생겨 교육대학원에 입학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라.'라는 말도 있나 보다.


이렇듯 '적성'이라는 건 매우 알쏭달쏭하다. 그리고 나에게 꼭 맞는 적성이 무엇인지 찾는 건 아마도 평생에 걸쳐 알아봐야 할 만큼 어려운 숙제 같다. 그러나 우리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열쇠는 분명히 있다


그건 바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현명한 엄마라면 입시와 직결되지 않는 활동을 무조건 배제하지 않는다. 작은 일이도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충분히 적성을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교실에서 주변 자리정돈을 하면서 정리정돈에 적성을 보일 수 있다. 광고 영상 만들기 과제를 하면서 영상 만들기에 적성을 찾을 수 있다. 학교 신문을 만들면서 인터뷰와 취재에 관심이 생길 수 있다. 꼭 수학 문제를 잘 풀어야 성공이라는 생각은 오래된 사고방식이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는 아이가 성공하는 것이니까.








(2) 아이들에게 사라져 가는 책임의식


아이들은 현실감각이 부족하다. 우리 집에 있는 냉장고를 사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지 모른다. 아파트 관리비가 얼마인지 모르고, 반찬값이 얼마인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은 떼쓴다. 더 좋은 옷을 사달라고. 더 좋은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아마 부모님께서 어떻게 돈을 벌어오시는지 현실을 안다면 '다른 애들은 엄마 아빠가 다 사주는데 우리 집은 왜 안 사줘?'라는 말이 나올 수 없다.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현실을 일찍 깨닫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여긴다. 엄마로서 팍팍 지원해주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의식을 잃는다. 성인이 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 직업은 생계를 위한 수단에 포함된다는 것을 외면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직업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똑똑한 엄마는 직업이 갖는 의미를 직시하도록 한다.


직업은 자아실현 수단이자 생계를 위한 수단이다.



어쩌면 '우리 딸 걱정 말고 하고 싶은 거 다해~ 엄마가 다 지원해줄게'라는 말이 아이들의 잠재 가능성을 억누르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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