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학부모 공개 수업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아이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이 소중한 기회에 어떻게 행동해야 센스 있는 엄마로 거듭날지 알아보자.
공개 수업은 학부모가 자녀의 수업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자리이다. 교사의 수업 스킬을 보기 위해 오는 자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 수업은 일반 수업과 다른 면이 있다. 일반 수업에서는 교사가 학생보다 더 많은 주도권을 갖지만, 공개 수업에서는 100% 학생이 주도권을 갖는다. 예를 들어 '나의 꿈 발표하기', '나의 장점 말하기', '모둠별 프로젝트 결과물 발표하기' 등과 같은 주제로 모든 학생이 다양한 생각을 발표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현란한 수업 스킬을 보기 위해 방문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유명 강사의 수업 스킬은 수업연구대회에서나 어울리는 얘기다.
이 날 각 담임선생님은 내성적인 아이도 무조건 발표할 수 있도록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열린 주제를 정하고, 발표시간을 최대한 늘려,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공개 수업 전에 최소한 2번 정도는 아이들과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모두가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편이다. 그래야 발표하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억지로 손을 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공개 수업날이 되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손을 번쩍번쩍 들어 발표한다.
공개 수업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앞다투어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미처 발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일반 수업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특히 고학년에서 그렇다. 발표하는 학생만 계속 발표하고 발표하기 싫어하는 학생은 웬만해선 입을 열지 않는다. 고학년 담임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제발 발표를 해달라고 매일 사정한다. 그러나 발표를 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선생님과 친구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 때문에 괜히 발표를 잘못했다가 망신당하는 건 아닐지 무척 걱정하기 때문이다. 공개 수업은 특별한 날의 특별한 수업이기 때문에 혹시 담임선생님이 미처 우리 아이를 발표시키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그건 특정 아이들을 편애해서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발표하려고 드는 흔치 않은 수업 환경에서 벌어진 해프닝쯤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나도 공개 수업 날에는 어찌나 정신이 없는지 눈에 뭐가 씐 것 마냥 손을 든 학생이 안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하겠지만 실제로 교단에 서보면 그렇다. 앞을 달리는 경주마처럼 양 옆이 보이지 않는다..... 진짜다.
공개 수업에 올 때 멋지게 차려입고 오시지 않아도 된다. 솔직히 공개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 눈에 학부모님의 옷차림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누가 비싼 옷을 입었는지, 비싼 가방을 들었는지 관심 없을뿐더러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이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부모님을 향해 손을 흔드는 탓에 붕붕 뜬 학급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만 신경을 쏟아도 모자라다. 화려하게 염색을 하고 오셔도, 번쩍이는 네일을 하고 오셔도 괜찮다. 어버버 하는 중에는 누가 누구의 학부모님인지 알아보기도 어려우니 옷차림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공개 수업에서는 보아야 할 것은 첫째도, 둘 째도 우리 아이의 자세이다.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를 갖고 확인해 보자.
1. 책상에 바르게 앉아 있는가? (구부정하기 앉아있는지 확인하기)
2. 허리를 곧게 펴는가? (등이 굽어 있거나 거북목인지 확인하기)
3. 다리를 떨진 않는가? (손톱을 물거나 다리를 떠는 등 불안 안 행동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4. 다른 친구를 방해하진 않는가? (다른 친구와 수시로 잡담을 나누거나 툭툭 치는지 확인하기)
5. 글씨를 바르게 쓰는가? (손에 힘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흘려 쓰진 않는지 확인하기)
6.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가? (집중력 확인하기)
7. 수업 속도에 뒤처지지 않는가? (선생님의 말씀을 그때 그때 이해하는지 확인하기)
8. 목소리의 크기는 적당한가? (너무 크다면 작게, 작다면 크게 목소리를 내는 법 연습하기)
9. 칠판의 글씨를 잘 보는가? (잘 안 보여서 눈을 찌푸린다면 안경사주기)
10. 책상과 의자의 높이는 적절한가? (너무 낮다면 방석 사주기, 높다면 낮게 조절하기)
11. 사물함은 잘 정리되어 있는가? (수납 방법 교육하기)
12. 책상 속이 지저분하지 않은가? (수납 방법 교육하기)
만약 이 중에 걸리는 게 있다면 담임 선생님과 상의하고 개선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면 좋겠다.
공개 수업 후 담임선생님께 기운을 볻돋아 주는 한마디는 큰 힘이 된다. 교실 밖을 나가기 전 시간이 된다면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전하자.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최고입니다."
"선생님, 너무 아름다우셨습니다."
"선생님, 앞으로도 우리 아이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멋지십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공개 수업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다. 학부모님들도 이런 선생님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주길 바라며 불편한 점이 있으셨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