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내가 쓸 글들에 대하여
지난 일요일 교육신문사 중 한 곳에서 원고 청탁을 받아 오늘 글을 넘겼다. 오늘은 브런치를 시작한 지 150일 만에 생긴 일이다. 총 34편밖에 못썼는데도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원고를 제안을 받은 게 신통방통하다. 이번에 제출한 글 제목은 '누가 교사를 편한 직업이라고 했는가?'다. 3월 교육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글이다. 맘 같아서는 브런치에도 업로드하고 싶은데 4월 중순에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니 4월이 될 때까지 꾹 참기로 한다.
놀라운 점은 A4용지 4장 분량의 글을 쓰는데 3-4시간밖에 안 걸렸다는 점이다. 쓸 말이 많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썼다. 쓰고 보니 너무 길게 주저리주저리 썼나 싶어 과감하게 퇴고했다. 최종적으로 2장 반으로 줄여 제출했다. 뿌듯한 마음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남편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365일 논문 제출 압박에 시달리고 억지로 학술발표를 하는 사람이라 '왜 자진해서 글을 쓰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어투였다. 나름 원고료도 두둑이 받게 되었다고 자랑했건만 그런 건 귓등에도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을 쓴다면 남편의 말대로 '글쓰기는 최저 시급에 가까운 노동'이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돈까지 준다면 속된 말로 '개이득' 아니겠는가? 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돈을 뛰어넘는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학창 시절 백일장 대회에서 한 번도 상을 타본 적 없는 사람', '마음속으로만 작가가 되고 싶었을 뿐 제대로 글을 써본 적 없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돈을 받고 글을 써주는 사람'으로 승격되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
앞으로 내가 쓸 글들은 '학부모를 위한 글'이다. 영재원, 영재교육, 교우관계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교단 일기'를 추가하고자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아 현실적이고 생생한 학교생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앞으로 쓸 얘기들이 참 많을 것 같다.
이번에 원고를 청탁한 신문사는 놀랍게도 내 글 중에서 조회수가 매우 낮은 글을 읽고 제안서를 보냈던 거였다. 브런치 작가인데 쓴 글의 조회수가 낮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찾아올 것이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