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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석 Jul 06. 2019

[가리지날]신라장군 이사부는 경주 이씨일까요?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가리지날] 신라장군 이사부는 경주 이씨일까요?
 
여러분의 답장으로 먹고 사는 조홍석입니다.


가리지날이란... 그동안 잘못 알려진

가짜 오리지날 식을 의미한답니다.


지난번 6.25 최초 승리 전투 이야기에 이어

또 역사 이야기네요.
 
지난 2019년 7월 1일 일본이 치사하게 반도체

산업의 3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T.T
 
과거부터 꾸준히 독도 문제로 심기를 건드리더니

일제 강용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문제를

무역 전쟁으로 해소하려 들다니요...
이런 가운데 문득 "일본과 관련 있는 어떤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의 이름은 바로~ 이사부 장군이십니다. ^o^//

(이사부 장군 표준 영정)
 
온 국민이 즐겨 부르는 <독도는 우리땅> 노래에서
'신라 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가사를 통해
우산국(울릉도와 독도)을 정복해 독도를

우리 땅으로 만든 장군으로 널리 알려졌지요.
 
그런데... 혹시 이사부 장군의 성은 무엇인지 아세요?
이사부 장군이니 당연히 이씨라구요? 

그것두.... 경주 이씨? =.=
 
하지만 그건 가리지날~!
이사부(異斯夫)는 삼국사기에는 김씨,

삼국유사에는 박씨 성으로 나옵니다...
즉, 김이사부이거나 박이사부...
우리가 지금 그 분을 이름만 막 부르는 거에요. 

이런 낭패가... =.=
 
삼국사기에선 내물왕의 4세손인 김이사부로

나오는데,김태종이란 이름도 있었다네요..
또 삼국유사에선 이상하게도 동일 인물인데

박이종(朴伊宗)이라고 나옵니다.
또한 일본서기에선 '이질부례'로 적혀 있다네요.
 
실제로 신라의 충신 박제상도 삼국사기 명칭이고

삼국유사에서는 김제상으로 기술되는 것을 보면

신라 왕위를 서로 주고받은 박,석,김씨 가문이

서로 혼인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성씨를

혼용해서 썼을 수도 있다고 여기지요.


유교적 관점에선 이해가 안되지만 일본에는

지금도 데릴사위를 들여 자녀들이 어머니 성씨를

따르는 경우가 지금도 종종 발생하고 있으니

그럴 개연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이름 역시 뜻을 적은 한자식 표현과 발음을

 한자로 표기한 이두식 표현이 혼용되던 삼국시대여서

같은 인물에 대해 다양한 표현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고려시대 정사로 편찬한 삼국사기 버전으로 표기할게요.
 
김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복해 독도까지

우리 땅으로 만드신 위인으로 유명한데...

어떻게 우산국을 정복했는지는 잘 모르십니다... =.=
 
김이사부 장군은 내물왕의 4대손이니 고귀한 왕족

 출신이었습니다.
생년이 정확치는 않으나 505년 실직성(삼척)

군주(軍主)로 처음 임명된 것으로 보아 485년 경

 출생했다고 여긴다네요.

 그후 512년 (지증왕 13년) 20대 젋은 나이에

지금의 강릉인 아슬라(하슬라) 군주로 부임합니다.


당시 그곳은 신라의 북쪽 끝이자 신라 수군의

중요한 군사항구였어요.
하지만 당시 동해 바다에는 우산국(울릉도)와

대마도 해적들이 날뛰고 있어 어선을 약탈할 뿐

아니라 때때로 상륙해 주민들을 납치해 가고

있었고 신라 수군은 패배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평생 해적질로 단련된 섬 사람들과 맞상대해선

이기기 힘들겠다고 여긴 김이사부 군주는

수군과 백성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표합니다.
 
김이사부 "친애하는 백성 여러분. 이번 주말에

                   라이온 킹 영화를 단체 관람하믄서
                   사자를 자세히 관찰한 뒤 각자 하나씩

                   나무로 조각해 오이소신라"
주민과 수군 "엥. 저기요? 군주님... 아침에 뭐

                        잘못 드신 게 아니슬라?"
김이사부 "이번에 우산국 해적 글마들을 무찌를

                  신의 한 수이니 쫌만 기다려달라신라"
주민과 수군 "어째 새파란 청년이 군주라고 오더니

                        처음부터 분위기 쌔하드래요강릉"
 
원래 네팔산인데 중국을 거치면서 인도산으로

잘못 알려진 당시로선 힙한 종교,
불교가 전래되면서 부처님이 고함을 치면

사자의 울음소리로 커져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에피소드가 마치 21세기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 마냥

널리 각인되던 때인지라... 글로벌 얼리어답터

김이사부 장군은 세상 첨보는 사자를 이용한

 심리전을 구사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512년 음력 6월 배마다 사람보다 큰 사자

조각상을 태운 신라 수군은 한달음에 130km

바닷길을 가로 질러 울릉도 앞바다에 몰려갑니다.
 
따라서 많은 어린이 역사 위인전 그림에 나오듯이

김이사부 장군이 수염을 휘날리며 배를 몰고 가는

할배 장군으로 묘사되는 건 가리지날~
 
멀리서 이 광경을 보던 우산국 주민들은

신라 수군 배 앞머리에 괴상한 생물이 떡 하니 앉아

연기를 토해내는 것을 보며 경악을 하지요. ^^;

 (알기쉬운 어린이용 위인전 설명 자료)
 
이때 김이사부 장군 스피커를 켭니다.
"우산국 아재들요 나 좀 보입시다. 존 말 할 때

 항복 안하면 우리 신라가 해외 직구한 이 인도산

 사자를 풀어서 다 잡아 먹어삐리라 할낀데

 항복할끼요 싸울끼요. 우짤란교?"
하며 겁을 주니... 우산국왕 우해(또는 우혜)가

마침내 GG 선언을 하게 됩니다. ^^
 
울릉도 전설에 의하면 대마도 해적들이 우산국에

수시로 침입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자 우해왕이 자신의 수군을 이끌고 대마도로

가서대마도주를 위협해 다시는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조를 받고, 셋째 딸 풍미녀를 아내로 맞아

 혼인 동맹을 맺었던 용맹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데려온 풍미녀의 사치가 심해

우산국 백성들의 원망이 치솟고 있었으니
신라로서는 우산국을 제압할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죠.
 
이처럼 재치로 적을 굴복시킨 이사부는 너그러이

우산국 자치를 허용하면서 신라에 매년 토산물을

공물로 바치는 속국이 되도록 하는 선에서 타협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한반도 주변 섬들과

 대마도, 유구국(오키나와), 타이완, 필리핀까지
그들만의 해상 네트워크가 존재했기에 무력으로

진압을 했다면 이들과 지속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기에 절충했다고 여겨집니다.
어쨌거나 우산국이 항복하므로써 그후 150여년간

왜구의 침입 기록이 사라졌다고 하지요.
 
동아시아 섬나라간의 헤상 네트워크는 그 후로도

1천년간 이어지지만 16세기에 와해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주변 탐라국, 우산국 등은 조선 초기에

완전히 종속되고,

대마도와 유구국, 북해도는 일본에 정복되고,
필리핀, 괌, 사이판 등은 스페인에 이어 미쿡이

차지하게 되며,
대만 역시 네덜란드의 침략 이후 명나라 장군

정성공에게 완전히 점령되면서 태평양

해상 세력은 사리지게 됩니다.
 
그러니 김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멸망시켜

신라 땅이 되었다는 것은 엄밀히는 가리지날이지만

우산국을 신라의 속국으로 삼아 울릉도와 독도까지

 한반도 역사에 편입시킨 것은 위대한 업적이긴 하지요.
 
하지만 후기 신라 시대에 역사 퀴즈를 내었다면

당시 신라 학생들은 김이사부 장군의 주요 업적으로

 우산국 정복보다 더 큰 성과를 얘기했을 겁니다.
 
응? 그게 뭐냐구요?
김이사부 장군의 최대 업적은 바로~
532년 금관가야, 562년 대가야를 정복해

500여년 가야 역사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진정한

삼국시대를 연 인물이란 겁니다.


가야는 전기 시대에는 금관가야가 가장 강력했지만

후기에는 대가야가 가장 강력한 세력이었는데
김이사부 장군 활약 시기에 금관가야에 이어

대가야가 멸망하면서 백제, 일본과 더 가까웠던

가야는 완전히 신라 영토가 되어 버립니다.
 

우리는 흔히 대가야 멸망시 화랑 사다함의 활약에 주목하지만 그 사다함과 낭도를 지휘해 가야의

마지막 보루이던 대가야 정복 전쟁을 이끈

총사령관이 바로 이사부였으니 그의 생애

마지막 활약이었습니다.
 
왜냐면.... 대가야를 멸망시킨 562년은 김이사부

장군이 512년에 우산국의 항복을 받아낸 이후

무려 50년 뒤에 이룩한 성과였기 때문이지요.
이미 70대 고령의 나이에 활약하신 겁니다. O.O
 
우산국 정복 당시 20대이던 이사부는 환갑을 넘긴
550년(진흥왕 11년)에도 충북 단양 지역의

고구려 도살성과 백제 금현성을 함락시켜

드디어 영남을 넘어 남한강 유역으로 진출하는
맹활약을 했습니다.

이 활약상은 충청북도 단양 적성비에
김이사부 장군 이름이 나와 실제 사실임을

입증해 주지요.

 (이사부 이름이 나오는 진흥왕 단양적성비)
 
우리는 신라가 영토를 크게 늘리고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이 진흥왕의 업적이라고 배우는데,

이 시기 병권을 장악한 이가 김이사부 장군이었으니

실제로 전쟁을 통해 영토 확장을 실현해 낸

진정한 영웅은 김이사부 장군인 것이지요.


또한 의도친 않았지만 김이사부 장군이 멸망시킨

금관가야 왕족의 후손인 김유신이 신라 왕족

김춘추와 손을 잡게 되므로써 100년뒤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으니
김이사부 장군의 업적 중 울릉도 정복은

첫 손에 꼽힐 업적은 아니에요.
 
이처럼 김이사부 장군의 최대 업적은 가야

정복인데도 현대에 이르러서는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본의 아니게 그의 일생에서

대적 상대가 아니었던 일본으로부터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위인으로 기억되고 있지요.
      
게다가 삼척에는 이사부 사자공원이,


김이사부 장군 일생에 가본 적 없을

여수 앞바다에는 이사부 크루즈 여객선이

운행중이니 김이사부 장군이 지하에서

 이 광경을 보시면 뭐라고 하실까요? ^^;


마지막으로... 김이사부 장군처럼,

 성은 빼고 이름으로만 불리는

삼국시대 영웅들이 의외로 많답니다.

 

신라에 불교를 도입하고자 스스로

목이 잘린 이차돈,

백제의 마지막 불꽃,

 계백 장군 역시 그런 케이스이지요...

 

이거이거 학계에서 <위인들의 이름 바로

찾아주기> 사업을 시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꽈?


다음 편으로 계속할까나...? =.=


p.s :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3권 [언어.예술편]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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