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지날 시리즈
[음악이야기] 퀸(QUEEN) 입문 안내서 - 02
여러분의 답장으로 먹고 사는 조홍석입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700만명을 돌파하고, KBS와 MBC가 다큐 스페셜을 방영하는 등
한달여가 지난 지금에도 그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네요. ^^
지난 회에 이어 퀸에 입덕하려는 초보자를 위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OST에 수록되지 않은
정규 음반 속 숨겨진 명곡을 앨범 순서대로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편에선 70년대 정규앨범 노래를 소개해 드렸고 이번 편은 80~84년 앨범 소개합니다.
(별 표시는 제 주관적 견해입니다)
[4] 롤러코스터 시기
- 천당에서 지옥까지 (1980~1984) 퀸 8~11집
6집 <News of the World>, 7집 <Jazz>를 통해 성공적인 변신을 한 퀸은 1979년 그들의 첫 라이브 앨범 <Live Killers>를 발매하며 그동안 매년 발표하던 정규앨범을
내지 않고 숨고르기에 들어갑니다. (라이브 앨범 리뷰는 다음에...)
그리고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The Game>앨범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더 승승장구 할 것 같았으나... 1년만에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멤버들은 각자 솔로활동에 나서게 되는 격동의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⑧ 8집 <The Game> (1980) ★★★★
70년대 후반 미국 순회 공연을 통해 디스코 등 새로운 음악 흐름을 느낀 퀸은 또 한번 변신을 준비합니다. 그러면서 프레디가 욕조에서 10분만에 작곡했다는 싱글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을 발표하는데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듯한 이 복고풍 로커빌리 노래가 드디어 첫 미국 빌보드 1위에 오르게 됩니다. 영쿡에선 보헤미안 랩소디가 9주간 1위를 했지만 미쿡에선 한번도
퀸 노래가 1위에 오른 적이 없었기에 매우 감격해 했다네요.
뒤이어 LA에서 녹음할 당시 스튜디오에 놀러왔던 사생팬, 마이클 잭슨이 노래를 듣고선 싱글 내라고 재촉한 <Another One Bite The Dust>가 3주 연속 1위, 31주간 100위권에 올라 싱글이 300만장 넘게 팔려 퀸 역사상 최대의 성공을 거둡니다.
(이 노래도 가사가 잔인하다고 하여 보랩과 함께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선 금지곡이었지만...)
당시 디스코 열풍이 불던 미쿡에선 이 노래가 흑인 가수 노래인 줄 알았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정작 영국에선 '그동안 안쓴다고 자랑하던 신디사이저를 쓰고, 미쿡 애들이나 좋아할
디스코 노래나 만들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게 되지요. ^^
어쨌거나 이 앨범에서 <Play The Game>, <Save Me>까지 연달아 4곡이 히트하는 대성공이
이어지고 최초의 남미 라이브 공연도 성공하지만, 이 짧은 성공이 몰락을 향한 출발점이 될 줄 그땐 몰랐으니...
※ 8집 <The Game> 추천곡
- Play The Game
: 앨범 이름의 유래가 된 유명한 발라드.
처음으로 신디사이저를 사용
- Need Your Loving Tonight
: 뮤지컬 공연 도입부 같은 경쾌한 노래
- Don't Try Suicide
: 자살 예방송... 아카펠라가 이렇게 경쾌할 줄이야.
- Sail Away Sweet Sister
: 브라이언이 부르는 제망매가? ^^,
90년대 초 건즈앤로지즈 액슬로즈가
일본 공연시 흥얼흥얼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죠,
퀸 덕후 인증...
- Save Me
: 70년대엔 <Love of My Life>가 있다면
80년대엔 <Save Me>가 있다고 하는
유명한 발라드. 전주 없이 바로 프레디 목소리가 훅
들어오면서 시작하죠.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뮤직비디오도 좋아요.
⑨ 9집 <Flash Gordon> (1980) ★
<The Game>이 미국에서 대성공을 거두자, 영화계에서 퀸을 부릅니다. 당시 <스타워즈>가 메가 히트를 하자 여기저기서 SF영화를 만들었는데 미쿡 히어로물의 원조 플래쉬 고든를 다룬 영화를 만들던 영화사가 <Flash Gordon>영화음악을 퀸에서 의뢰한 것이죠.
그러자 신디사이저에 푹 빠진 퀸, 뿅뿅거리는 전자 음악을 만들었는데.... 영화도 대폭망...
보통 영화가 유명해지면서 OST가 뜨는데... 먼 훗날 퀸에 입문한 이들에 의해 영화가 재발견 되기에 이릅니다.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앨범에 무려 18곡이나 있지만 가사가 있는 노래는 단 2곡, 그외는 모두 연주곡인데...
저도 이 앨범 사서 딱 한번 정주행하곤 안 듣고 있습니다.
굳이 찾아 듣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전 추천 안했어요... =.=
※ 9집 <Flash Gordon> 추천곡
- Flash's Theme
: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송, 퀸이 SF영화라니...
하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다만 앨범 버전보다는 <Greatest Hit 1> 앨범에
수록한<Flash>가 훨씬 낫습니다.
- The Hero
: 넥스트의 <Hero>와는 전혀 상관없다.
이 노래는 라이브앨범 <Queen On The Fire>
오프닝 송으로서 그 진가를 폭발시킵니다.
- The Wedding March
: 결혼행진곡을 브라이언이 기타로 연주한 버전,
일부 퀸덕들이 실제로 결혼식 때 이 연주버전을
틀고 입장하고 있음...
⑩ <Hot Space> (1982) ★★
음... 이 앨범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요? '천당에서 지옥으로 간 1980년대 초반 퀸 흑역사의
출발점'이거든요. =.=
당초 출발은 좋았습니다. <Flash Gordon>앨범이야 SF 영화 OST였으니 당시엔 정규앨범이라 여기지 않았고, <The Game>앨범의 성공 이후 또다시 어떤 노래를 들려줄 것인지 기대치가 마구 올라가던 1981년. 퀸은 사상 처음으로 타 가수와 협업한 곡을 공개하니 그 노래가 바로
<Under Pressue>였습니다.
퀸과 데이빗 보위의 만남이라 영국에서 흥행 대폭발, <보헤미안 랩소디>에 이어 영국에서 두번째 1위(데이빗 보위는 3번째 1위)를 달성하지만 미국은 그닥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데이빗 보위는 왜 퀸과 공동 작업을 했을까요?
그 인연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9년 데이빗 보위가 <Space Oddity>란 앨범으로 벼락 스타가 되던 때, 프레디가 보조 매니저를 했거든요... ^^; 당시 보위도 매니저 잘못 만나 유명하지만 돈은 없던 신인 시절이었다네요.
당시 매니저 월급으론 생계가 어려워 부업으로 옷 장사를 하던 프레디 가게에 어느날 보위가 놀러 갔다고 합니다. 가게를 둘러보던 보위가 한 예쁜 부츠에 꽂혔지만 돈이 없어 눈길만 주고 있자 이를 눈치 챈 프레디가 흔쾌히 공짜로 부츠를 선물했답니다.
그랬기에 둘 다 대스타가 된 10년 뒤 프레디가 "퀸의 새 앨범에 들어갈 <Cool Cat> 노래에 피처링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자 보위가 흔쾌히 달려와 준 것이죠. 그런데 보위가 피처링을 마치고서도 돌아가지 않고 스튜디오에서 퀸 멤버들과 보위가 밤새 놀면서 즉흥 연주를
하다가 <Unedr Pressure>란 노래가 완성된 거에요.
천재들은 밤새 놀면서 만들어도 1위곡이 나오는 군요. ^^
그래서 이 1위 싱글 곡을 B면 마지막 노래로 넣은 새 앨범 <Hot Space>가 드디어 나오게 되니 많은 팬들이 우르르 몰려가 LP판을 턴테이블에 올리지만... 어머나... 이를 어쨰...
A면은 모두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는 뿅뿅 디스코 댄스 곡들이 포진되어 있었거든요... OTL
브라이언의 기타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고, 로저의 드럼은 땅땅 소리만 나고 현란한 키보드와 베이스 기타 소리 위에 프레디의 "땃땃땃땃 따라~" 스캇 만이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록 그룹이 디스코 댄스 곡을 연주하는 황당 시츄에이션이 된 건.... 당시 프레디 머큐리가
게이 클럽에서 신나게 디스코 리듬에 춤추면서 완전히 이쪽 세계로 빠져... 다른 멤버 다 무시하고 디스코댄스 곡으로 밀어붙였거든요.
브라이언,로저,존
: "엥, 너 미쳤퀸? 우리더러 이런 댄스 곡 연주하라고이엠아이?"
프레디
: "걱정 붙들어매라레디~ 지난 번 <Another One Bite The Dust>도 성공했다큐리~ 디스코의 시대가 도래했파르시~"
그나마 B면 노래들이 낫긴 하지만 이미 영혼에 금이 간 팬들로서는 용서하기 힘든 변신이었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기자회견시 프레디가 핀치에 몰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질문 내용이나 배경 앨범 표지를 보면 <Hot Space> 당시 상황임을 알 수 있지요.
또 하나 아이러니 한 건 앨범은 폭망하고 새 노래 부르면 관객이 일제히 야유하던 그 때가 프레디 가창력이 최전성기였단 겁니다. 이렇게 상황이 안맞기도 참... =.=
이에 퀸 결성 20주년을 맞아 1991년에 발매한 베스트 모음앨범<Greatest Hits 2>엔 <Under Pressure>를 제외한 나머지 노래는 단 한 곡도 싣지 않으며 이 앨범을 잊으려 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디스코 끝물을 타던 미쿡에선 제법 흥행을 해 미국 기준으로는 <The Game>을 제외하곤 80년대 앨범 중 가장 많이 팔리긴 했고, 퀸의 사생팬, 마이클 잭슨이 이 앨범에서 영감을 얻어 2년 뒤 그 유명한 <Thriller>앨범을 내며 팝의 황제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제 이 앨범이 나온지도 어언 37년 지난 지금에 이르러, 일부 팬들은"퀸 앨범이란 생각을 지우고 들어보면 멋진 앨범이다"라거나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고 우호적으로 변하긴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태어나 처음 들은 퀸 노래가 이 앨범 수록곡이었는지라... 애정은 쬐금 가네요.
※ 10집 <Hot Space> 추천곡
- Back Chat
: 내가 일생에 처음 들은 퀸 노래... 고등학교 노는
형님들이 저 노래에 맞춰 춤췄음...
그래서 당시엔 퀸이 댄스 그룹인줄 알았...
당시 저작권 개념이 희박하던 시대라 국내에선
<쌕쌕 오렌지> CF 송으로 도용...
- Life is Real
: 영화에서 기자가 의미를 물어보던 바로 그 노래.
비틀스 존 레논의 사망에 충격 받아 만든 추모곡.
프레디가 "인생은 레알이다. 쨔샤"라고 하는 느낌^^
- Cool Cat
: 아는 사람만 아는 퀸의 명곡, 이 노래를 다른 이에게
추천하는 당신은 이미 퀸덕후!
당초 프레디는 데이빗 보위에게 이 노래 피처링을 요청했지요.
뜨거운 여름 저녁 맥주 한잔 들고 석양을 바라보며 들으면 좋아요.
⑪ <The Works> (1984) ★★★★
매년 앨범을 만들던 퀸은 <Hot Space>폭망 이후 2년간 앨범을 내지 못합니다.
영화와 달리, 프레디의 고집에 빡친 로저와 브라이언이 먼저 각자 솔로 앨범을 내버렸거든요... =.=
이에 프레디도 '홧김에 솔로' 작업을 시작하면서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냅니다.
그러다가 로저와 브라이언의 솔로 앨범이 폭망한 후.... =.= 다시 모여서 작업을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앨범이 바로 <The Works>입니다. 그러면서 솔로 활동을 통해 리드보컬로서의 한을 다 푼 탓인지 그 전 앨범에는 한두 곡씩 들어가던 브라이언이나 로저가 부르던 노래는
빠지고 프레디의 보컬만이 들어가게 됩니다. ^^
당시 로저는 솔로 1집 실패 후 2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만든 노래를 한번 불러봐 달라고 요청해 합주하던 멤버들이 불러 본 노래가 바로 <Radio Ga Ga>
로저의 아들이 옹알옹알 하던 데서 유래한 노래인데... 노래가 너무 좋은 겁니다.
그래서 슬며시 프레디가 "이러지 말고 우리 다시 퀸 앨범 내자"고 꼬셨다지요? ^^
이에 로저가 멤버들에게 "그래, 우리 이번에 제대로 작품 하나 만들어보자~"라고 독려한 데서 저런 앨범 명이 결정됩니다.
실제로 첫 싱글로 발표된 <Radio Ga Ga>가 제법 인기를 끌면서 로저 작곡 노래로서는 최초의 Top 10 히트곡이 되는데 당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는 1927년 독일에서 프리츠 랑 감독이 제작한 최초의 장편 SF영화<Metropolis>의 일부 방영권을 아예 사서 합성하는 형태로 만들어졌고 영상에 나오는 박수 장면이 다음 해 라이브 에이드 공연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거든요. ^^
또한 앨범 완성도 역시 괜찮은 편입니다. 첫 곡 <Radio Ga Ga>부터 기계 문명과 핵전쟁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B면 마지막 <Hammer To Fall>과 <Is This The World We Created?>를 통해 인간의 탐욕에 대한 신의 질책을 표현하는 등 일관된 주제를 보여주어 제 개인적으로는 80년대 앨범 중엔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1989년 <The Miracle>앨범을 80년대 최고 앨범이라고 하지만요.
하지만 이 같은 기쁨도 잠시 <I Want To Break Free>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전원이 여성 복장으로
나온 것이 미국에서 방영 금지 당하고 멤버 전체가 변태인 것으로 오인당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당시 인기있던 영국 시트콤을 패러디한거라 영국이나 유럽에선 "하하하~ 거 노장 그룹이 인기 끌려고 용쓰네" 하고 웃어넘긴 건데 이 같은 배경을 몰랐던
미국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변태 그룹으로 낙인 찍히면서 이후 퀸이 미국 투어를 포기하게 되고 미국내 인기는 서서히 사그러 들어갑니다.
또한 당시 새 앨범에 맞춰 진행한 투어 당시 프레디의 목 상태가 너무 안 좋았고 뉴웨이브(New Wave) 록이란 새로운 흐름 속에 등장한 Duran Duran 등 신진 그룹들에게 밀리는 지경에 이릅니다.
게다가 데뷔 당시부터 영국보다 더 인기를 끌어 첫 단독 해외 공연으로 일본을 찾았을 정도로 단 한번도 실패한 적 없던 일본 공연마저 1984년에는 표가 매진되지 않아 퀸 멤버들이 일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투어 보러 와 구다사이~'라고 멘트하는 안습한 상황이 됩니다. =.=
그러다 보니 일본에 온 김에 한국 공연까지 처음 추진하면서 로저 테일러와 존 디콘이 방문해 TV에 출연하고 음악잡지 인터뷰 등을 하게 되지요.
일본 공연에선 회당 100만달러를 받지만 한국에선 50만 달러만 받겠다고까지 제안하지만 80년대 외화 낭비를 막고자 30만달러 이상은 지출하지 못하도록 정해진 국내 규정과 웬만한 히트곡은 죄다 금지곡으로 묶여 있던 상황이었는지라 내한 공연은 무산되고 맙니다. T.T
이 같은 암울한 상황 속에 드디어 기회의 시간, 1985년이 다가 오고 있었으니...
※ 11집 <The Works> 추천곡
- Machines ( or Back to Humans)
: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감지한 노래라고나 할까.
SF적인 독특한 사운드가 일품인데 싱글컷트 안함..
- It's A Hard Life
: 프레디의 클래식한 발라드
뮤직비디오가 아주 재밌... 프레디 복장이 가관임
- Keep Passing The Open Windows
: 샤랄랄라라... 상큼한 노래
- Is This The World We Created
: 인간의 탐욕에 대해 한탄하는 노래
라이브 에이드 후반에 프레디와 브라이언이 나와
따로 불렀던 그 노래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네요.
퀸과 프레디의 화려한 부활과 사망까지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