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사랑이 너의 세상의 전부인 시절

사랑에 대해서

by ㄹㅏㅇ

"아빠를 많이많이 사랑해요"


아침에 너와 함께 어린이집을 가면서, 아빠를 꼭 안아주며 고백해주는 이 말이 참 듣기 좋단다.

네가 지금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아빠가 온전히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네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아빠가 엄마를 사랑해서 너의 엄마 아빠가 된 것처럼 말이지. 아빠 역시 널 많이많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언제고 새로 생길 너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구나.


스무 살의 네가 자라온 시절 동안, 누군갈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또 헤어짐의 순간도 경험했을 수도 있겠지. 요즘은 사춘기라는 시기도 아빠 시절보다도 더 빨라지고, 많은 경험들이 아빠의 경험보다 빠르다고 하지만, 아빠는 네가 스무 살의 지금 시기에 사랑을 하길 바란다.


성인이지만 아마도 온전히 성인으로 자리매김하기엔 무언가 살짝 어설프기도 한 그런 나이에,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젊음이지만 누군가를 책임지는 삶의 무게를 크게 느끼지 않을 그런 시기에, 가진 게 없음에 오히려 한없이 자유로울 수 있을 그 시기에 열렬히 사랑 그 하나에 빠질 수 있길 바란다.


사랑이 너의 세상에 전부인 시절을 보내길


그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만 생각하면 가슴 벅차고, 행복하고, 감사한 그런 날들을 보내길. 그 사람이 곧 너의 세상이 되는, 그래서 너의 마음속에 사랑 하나로 가득 차는 그런 빛나는 시절을 꼭 보내길 바란다.


아빠가 엄마를 만나던 시절이 그랬단다. 그 시절 누군가 아빠한테 물었지.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대신 희생해달라고 한다면 할 수 있겠느냐고.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유치한 질문이었지만, 그때 아빠는 '그렇다'라고 답했어. 가만히 생각을 해봤거든. 아빠가 정말 사랑하는 이 사람에게, 나 대신 희생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아빠는 절대 그러지 못하겠더라. 차라리 내가 희생하는 게 낫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이 나 대신 희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건 나를 사랑하는 이 사람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을 했어. 그래서 자기를 생각하는 마음에 절대 그럴 리 없다. 이 사람이 자기 대신 희생해달라고 나에게 말한다면, 그건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럴 거라고. 이유는 몰라도 그게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거라고 말이야. 그때 아빠는 사랑이 세상의 전부였거든.


물론 그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단다. 원치 않는 헤어짐을 경험할 수도 있고, 처음 네가 느낀 그 마음이 변해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시절이 지나면 더 이상 어떤 감정 하나로 너의 마음이 가득 차는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점점 더 생기고,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생기기도 할 거야. 그래도 그 빛나던 시절의 느낌은 분명히 평생 기억될 거란다. 그리고 분명히 살아가면서 문득 힘이 들 때, 이 세상에서 나만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이 외로울 때, 다시금 생각이 날 거야.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되기를


아빠도 그리고 너도 이 지구 안에서 아니 이 우주 안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존재이지만, 네가 아빠에게 그 누구보다도 빛나는 존재인 것처럼, 너도 누군가에게 그런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그렇게 빛나는 사람이 내 세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사실인지 알 수 있기를. 그렇게 삶이 온통 빛나는 존재로 가득 차 있는 행복을 꼭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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