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 것에 대해서
아침에 일어나선 항상 라디오를 켜지. 라디오에선 여러 사람들이 올리는 다양한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틀어주거든. 평소에 듣지 못했던, 아니 들을 생각도 못했던 그런 노래들을 접하게 된단다. 아빠는 그래서 라디오를 참 좋아한다.
네가 놀이를 할 땐 보통 핑크퐁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켠단다. 뭔가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거든. 가끔씩 음악에 맞춰 씰룩씰룩 춤을 추는 너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신나는 일이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너는 혼자서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그렇게 음악을 즐기고 있다.
잠이 들 때엔 피아노로 연주하는 자장가를 들려주곤 한다. 그러면 너는 끔벅끔벅 눈을 깜박이다가 이내 '코~' 하면서 자러 가자고 침실을 가리키지. 네가 깊이 잠들 때까지 자장가는 계속 연주가 되고, 아빠는 그런 네 모습을 보면서 자장가를 함께 듣는다. 아마도, 다음에 이 피아노 연주곡을 어디에서 듣더라도 나는 너의 자는 모습을 떠올릴 거야.
너의 삶의 모든 순간에 항상 음악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그때의 순간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것이 행복했던 기억일 수도 있고, 슬프고 아픈 기억일 수도 있겠지. 그 어떤 기억일지라도 아빠는 네가 음악과 함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바라건대, 네가 자장가 피아노 연주곡을 들으면 아빠와 함께 자는 모습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슈가맨'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어. 지금은 잊혀진,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를 찾아서 그때의 노래를 다시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란다. 옛 시절을 함께 했던 노래를 듣는, 프로그램 속 방청객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흐름을 느끼곤 한다. ‘그 시절의 나’가 떠올라서 눈물이 나왔다는 사람도 있고, ‘지나온 세월 동안 무얼 했을까’를 생각하며 상념에 빠진 사람도 있고, 지난 추억을 예쁘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내가 네 곁에 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네가 아빠와 함께 듣던 음악을 들으며 나와 함께 한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너와 함께 하고픈 일 중에 한 가지는 말이지. 각자 악기 하나씩을 들고서 여행지를 떠돌며 버스킹을 하는 거야. 장소는 상관없단다. 기왕이면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었면 좋겠다. 너와 함께 다니면서, 그날그날 기분 내키는 대로 음악을 즐기며 낯선 여행을 떠나고 싶단다. 그래서 요즘 아빠는 음악학원을 알아보고 있어. 네가 좀 더 크면 함께 다닐 수 있길 기대하면서 말이지.
지금도 넌 피아노 자장가를 들으며 곤히 잠자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