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송에 대한 글을 쓰겠다 호언장담을 해 놨으니 아주 큰일이다. 걱정부터 앞선다. 에세이도 쓰지 말라, 소설도 안된다 하니 나에게 정보성 글을 쓸 만한 재료가 있는지 생각을 거듭해 보았다.
십여 년을 엄마라는 이 직업으로 살아온 나에게 내가 쓸 수 있는 주제라고는 '엄마'라는 이 키워드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았다.
'엄마'라는 직업으로 파생된 쓸만한 재료들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에세이는 안된다고 하니 전문성 있고 정보성 있는 글을 써야 했다.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 읽히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그래서 선택했지만 자신감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아랫집 누수 관련해 소송 거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어 이 글을 읽을까? 태어나 소송 걸 일이 얼마나 있어 이런 글을 찾아서 읽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주제를 잘못 고른 것 같다. 하지만 한두 명이라도 내 글이 그 독자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이라면 나는 써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내가 전문 법조인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는 드리지 못할지언정 아랫집과 잡음이 있었던 그 마음은 알아봐 줄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히 글쓰기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한 분이라도 내 글을 기다려 주시는 독자들이다. 성공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다시 자신감을 가지고 나의 한계를 넘어 내 분야가 아닌 일에 도전장을 던져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