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의 지혜 Dec 25. 2022

아이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이들의 행동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한 행동을 한 아이의 부모가 그것을 이해 못 해 기다려 주지 않을 뿐이다.

  크리스마스이브 날 우리 가족은 영화관을 찾아 즐겁게 영화를 관람하고 집에 왔다. 늦은 간이었길래 아이들을 바로 자게 했다. 자기 전 아이들은 산타가 오면 주어야 한다며 과자와 우유를 따라 창가에 놔두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못마땅했다.

  아이들과 나는 교회를 다니고 있고 나는 아기 때부터 다녔으니 모태신앙과 다를 바 없는 신자이다. 유치원생이 아닌 알 만한 초등생이 그것도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이 과자와 우유를 놔두는 모습이 나는 음식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으로 상상이 되어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혼내고 또 몇 초 후 많은 후회를 하였다. 얼마나 선물이 받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에 또 마음 한구석이 편치 못했다. 어쨌든 그 사건은 그대로 잊혀지는 가 싶었다.

  오늘 크리스마스가 되어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케잌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고른 영화는 '크리스마스 연대기'였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여러 번 봤던 영화이다. 같이 보고 있으니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이 산타에게 준다며 과자와 우유를 가져다 놓는 장면이 나왔다.

  "너네들 혹시 이거 보고 어제 우유와 과자 갖다 놓은 거니?"
  "네."

  나는 아이들을 괜히 오해하고 그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지 못해 너무 후회되고 속상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 나이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의 부족함에 오늘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 날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뚱뚱이의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