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의 지혜 Jan 03. 2023

연기 속으로 사라진 종이.

가난한 작가 이야기


  가난한 작가의 이야기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졌다. 호기심에 오는 사람도 있었고 정말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연도 제각각 가지각색이었다. 하지만 소문만큼 100프로 다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환불을 요구하며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가난한 작가는 비용의 50프로를 되돌려 주었다.

  가난한 작가는 원인을 알아 내려 부단히 애를 썼지만 누구는 쓴 대로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돈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활비며 식비며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가난한 작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필시 내가 만든 펜에 이유가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작가는 펜을 들고 이면지에 이렇게 썼다. '매일 같이 고기를 먹고 싶어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참 이상하네. 주인이 하면 안 되는 건가. 옆집 애는 내가 준 펜으로 소원을 적어서 시험을 그렇게 잘 봤다는데 나는 왜 안되지.'
  작가는 이렇게 돈을 버는 것보다 자기가 직접 펜을 이용해 힘을 가지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될 거라 생각했다.

  마침 다 써서 새로 주문한 흰 종이가 배달되었다. 작가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아주 하얀 흰 종이에 펜으로 구구절절 무언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는 평생 가진 것 없이 힘없이 살고 있는 가난한  작가입니다. 펜이 가진 힘을 저에게 주신다면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애타는 마음을 담아 종이에 이야기를 만들어 계속 적었다. 그러자 종이가 '화르르' 불타오르며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인 이벤트 기간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