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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푸르른 하늘은 언제.

by 글쓰기 하는 토끼


어릴 적 나는 뭉게구름을 쳐다보며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하늘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구름이 움직였다.
나는 그 같은 사실을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인 듯 이 대단한 정보를 누구와 공유할지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하늘은 맑고 고왔다. 마스크 없이 사시사철 숨을 쉬고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들 지금처럼 미세먼지 등으로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었다.
빗물을 받아 놓기도 했고 개구리는 발에 치이듯 흔했으며, 개구리를 보호해야 할 일 따위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구름 중에서도 나는 양떼구름이 가장 좋았다. 흐트러지듯 넓게 펼쳐진 양떼구름은 그 생김새뿐만 아니라 붉게 노을 진 저녁 무렵엔 울긋불긋 볼록볼록 엠보싱처럼 폭신해 보여 참 좋았다. 그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핏빛 하늘. 요즘은 보기 드문 광경이다. 미세먼지로 하늘은 늘 뿌옇기 일상이고 맑은 하늘은 좀처럼 보기 힘들며 양떼구름, 뭉게구름 등은 한참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하루 중 그 어느 시간도 하늘을 맘 편히 올려다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는 것이다.

올려다본들 아무 느낌도 없고 날씨가 추운지 더운지 옷은 얼마나 두껍게 입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하늘을 바라보며 한 번쯤 감상에 젖어들고 싶은 맑고 푸르른 하늘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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