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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의 직업
밥 해야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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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하는 토끼
Feb 25. 2023
밥을 해야 하는 시간은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비비적 거리며 버티어 보아도 시간만 갈 뿐 아무 소용없습니다.
배달어플을 만지작 거립니다. 배달비 때문에 이것도 포기합니다.
뭘 해야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막상 떠오르는 건 없습니다. 제일 하기 편하고,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것을 머리를 한껏 굴러 생각해 봅니다.
그러다
저는 이제야 생각난 듯 냉동실을 뒤져 무언가를 찾아냈어요. 네. 바로 냉동식품입니다.
먹으라고 만들었으니 여태 먹고도 살아 있는 것 보면 건강식이라고는 양심상 말
못
하겠지
만
패스해 주시고요.
간편한 걸로 따지자면 말해 뭐 합니까. 그러려고 꺼낸 것을요.
그리고 마지막 맛은요. 가끔 해 먹으면 괜찮잖아요. 매일 먹으면 물리지만 어떤 음식이든 매일 먹지 않으니 이것도 합격인 셈입니다.
그렇다고 저를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이래 봬도 김치도 담글 줄 알고 요리도 하면 제법
먹을만하답니다.
다만, 이제 아이들 방학이 끝을 달리다 보니 저도 좀 힘든 것뿐입니다.
삼시세끼 정말 잘 차려 낼 자신은 사실 없거든요. 한 열흘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두 달 가까이는 저에게 힘든 일이라고요.
차라리 저에게 글을 쓰라고 해주세요.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저는 생각해 보았어요. 만약 제가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았다면 무얼 해 먹고살았을까 하고요.
밥을 해 먹기나 했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빵순이가 되었던지 간편식이나 배달음식을 먹고살지 않았을까요
?
사실 안 봐도
불 보듯
뻔
합니다.
결혼을 했어도 아이가 없었다면요.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남편과 룰루랄라 외식을 주로 하고 가끔 남편이 해주는 음식을 먹는 게 다
일 겁니다.
둘이 살면 사실 사 먹는 게 적게 들 때가 많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엄마라는 직업이 대단한 겁니까. 저 같은 사람도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다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오늘 저녁 메뉴는 냉동식품이었다 하는 얘기를 지금껏
한 거예요.
자, 엄마님들 우리 쉬엄쉬엄 살아요.
아이들은
아주 잘 크고 있잖아요.
방학 동안
정말 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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