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자가 들어왔다.

알바 '2' 일차

by 글쓰기 하는 토끼


나는 평소에도 아침 6시에 기상한다. 왜냐하면 저녁엔 너무 피곤하고 에너지가 방전되어 손끝하나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준비 못한 일들을 했다. 하물며 알바까지 하고 다니니, 알바가 끝나고 집에 오면 거실 한복판에 대짜로 쩍 하고 드러누워 그대로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엔 이것도 가족들이 많이 이해해 주었다. 하지만 뭐든 안 좋은 습관은 지속되면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다.


하여튼 나는 그다음 날이 되자 언제 그랬나는 듯 벌떡 일어나 다시 출근준비를 했다. 그런데 다이소에 와 보니 새로운 분이 와 계셨다.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오셨어요?"

"아.. 네.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왔어요. 뭐부터 하면 되죠?"

"있다가 오래되신 분 오시면 알려 주실 거예요."


나는 8개월 차 선임을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이분이 남자분이라는 것에 무척 감사했다. 사실상 여자만 있는 것보단 훨씬 좋은 일이다. 같이 일하는 여자분들과 나는 속으로 티 내지 않고 좋아했다. 더구나 나보다 이틀 먼저 온 30대 취준생은 너무 착해서 무거운 짐들을 도맡아 했다. 그래서 우리 아줌마들은 그것을 늘 미안해했고, 뭐라도 더 챙겨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새로 온 이 남자분은 일주일 정도 하다 급여가 너무 적다며 그만두셨다. 그리고 다음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장에 취직하셨다.


그리고 그다음 날 바로 다른 남자분이 들어오셨고 앳돼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30대의 어엿한 청년이었다. 이분은 미술학원 강사로 오전엔 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학원에서 선생님으로 일을 하셨다.

그리고 이곳 다이소와 제법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른 다이소에서 일하다 들어오셔서 일하는 폼이 정말 남달랐다.

다이소의 입고하차 알바의 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또 쉽게 볼 일이 아닌 것이 박스를 각 매장 안의 위치에 갖다 놓아야 한다. 그런데 다이소의 그 많은 물건의 위치를 단박에 알아 채기란 나로서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


"거기는 왜 그만두셨어요? 여기보다 더 세던데."

"거기 정말 힘들어요."

"실외에서 하지 않고 실내에서 하는 건데도 힘들어요?"

"시급을 더 많이 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지하에서부터 엘베로 타고 올라 가는데 정말 힘들어요."

"아.. 그렇구나. 저는 시급이 더 많길래 그쪽으로 옮길까 생각했었거든요."


우리는 짧게 대화를 나눈 뒤 각자 할 일에 몰두했다. 한데 이분 정말 잘하신다. 물건자리를 일주일 넘게 한 나보다 더 잘 찾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는 괜스레 주눅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감도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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