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이소에 나가 일을 하면서 계속 다른 일자리를 찾아 헤맸다. 그러고 보면 참 새삼스럽지 않게 사람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나는 누군가 나를 고용해 주기만 한다면, 아니면 한 달에 10만 원만 벌 수 있어도 정말 열심히 일할텐데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하루에 2시간 일하고 주는 한 달 53만 원의 급여는 나에게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한마디로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사람 마음변화는 건 순식간이었다.
'내가 이 더위에 이거 벌려고 이러고 있나.'
'내가 저런 말까지 들으며 참고해야 해?'
'이왕 일하는 거 조금 더해서 더 받는 곳으로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등등등 내가 일하지 못할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일도 척척척 해내지 못해 심적 갈등은 더욱 심했다.
예를 들면 카트에 짐을 싣고 가다 물건을 간혹 떨어뜨린다던지 아니면 박스를 다른 곳에 놓고 온다든지 등등 실수투성이었다. 이럴 때마다 나는 더욱 위축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 달은 버티자라는 일념으로 꾹 참고 다녔다.
내가 다이소 알바를 다닌 지 한 삼일째 되던 날, 블로그원고 작가 지원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테스트원고를 보내 달라는 것이다. 내 딴에는 오전엔 다이소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글을 쓰며 용돈이라도 벌면 좋겠구나라는 나름의 계산이 서면서다.
그리하여 테스트 원고를 보내 합격통지를 받고 바로 일을 시작하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업체에서 테스트원고만 받고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테스트 원고로 클라이언트 주문 건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용이 돼서 원고를 보내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원고료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업체선정 시 심사숙고해서 지원해야 한다.
일단 내가 지원했던 회사는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고를 수 있었다. 그리고 쓴 글에 대한 검수과정에서 두 번의 수정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글이 제법 잘 써진 날에는 수정 없이 바로 통과되기도 했다.
나는 다른 분의 블로그에 원고 쓰는 작업이 더 어려웠다. 왜냐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을뿐더러 키워드에 맞추어 써야 했고 어떤 어떤 말이 본문에 몇 번 이상 들어가야 하는 등 꽤나 요구사항이 다양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원고료이다. 원고료는 글자수 2,000자 이상 삼 천 원, 3,000자 이상 사 천 원, 혹은 사천 오백 원이었고 조금 더 어려운 원고는 오천 원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마감시간이 있었고, 마감시간 전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포인트가 차감되었다.
나는 내가 글을 써서 원고료를 받는다는 것에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것만으로도 참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왠지 모르게 노동력이 착취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3,000자에 사천 원이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내가 아무리 글을 빨리 쓴다 한들 한 달에 오십만 원 벌기 힘든 구조였다.
그렇게 나는 오전은 다이소 알바를 오후는 블로그원고 작가를 하며 일을 계속했다. 그 덕에 매일 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리던 글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고, 이러다 내 머리는 결국 창의성 있는 글은 쓰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덜컥 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