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저희 회사에 면접 보러 오시겠어요? 저희 회사는 건설과 부동산 컨설팅을 하는 회사이고요. 영업부서 지원하는 업무입니다. 그리고 근무조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입니다. 급여는 150만 원입니다. 4대 보험 안되시고 소득세 3.3% 본인 부담입니다."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많이 어렵지는 않나요? 혹시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해야 하나요?"
"...... 일은 많이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워드 1급 자격증 있으시고 PPT는 배우시면 금방 하실 수 있으실 테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 언제 면접 보러 갈까요?"
"내일 오후 3시 괜찮으신가요?"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쾌재를 불렀다. 근무시간이며 급여, 심지어 회사도 차로 10분 거리에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근무시간이었다.
'10시부터 3시까지 라니'
나는 알바를 알아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아이들 학교 가 있는 동안만 할 수 있는 알바였다. 하지만 그렇게 내 입에 딱 맞는 일자리가 쉽게 구해질 리 없었다. 설사 있더라도 1시간만 늦게 그 정보를 입수하면 벌써 마감되기 일쑤였다. 그러니 이건 정말 넝쿨째 들어온 일이다.
하지만 나는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을 때 얼버무리는 채용담당자의 태도에 눈치를 챘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면접을 보러 갔고 합격을 하였다.
게다가 난 다른 곳에서 한통의 전화를 더 받았다. '위메프 인사팀'이라면서 코로나로 소득세를 아끼려는 분들이 많아 판매대금을 현금으로 받아오는 일이고 대기만 해도 일당 10만 원을 준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솔깃했다. 사실 조금 의심도 했었다.
'아니 계좌로 송금 안 하고 현금으로 결제를 한다고?'
그렇지만 돈에 눈이 멀었던 나는 일당 10만 원에 깜박 속아 넘어갔다. 그래서 계좌번호도 주고 신분증도 보내 주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계좌번호는 사본을 보내면 안 된다. 나는 다행히 번호만 주었다. 그리고 신분증도 주민번호 뒷자리는 가리고 보냈다. 사실 이런 얘기하는 것이 창피하기는 하다. 뉴스나 인터넷포털에 많이 나오는 보이싱피싱 같은 수법인데 내가 그만 깜박 속은 것이다. 또 남편에게 말하니 이상하다고 하지 말라고 말리는데도 '밑져야 본전이지 뭐' 했다. 도리어 내가 그 일을 못하게 된 배경은 면접 본 회사에서 합격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위메프 본사에 전화를 걸어 이런 사람이 재직하고 있는지, 판매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되돌아온 답변은 그런 사람 다니지 않고, 결재는 100%로 계좌로만 이루어진다는 답변이었다.
나는 부랴부랴 경찰서에 쫓아가 신고도 하고 신분증도 재발급받았다.
그 뒤로 알바사이트에 올려놓은 이력서는 모두 비공개를 했다. 공개로 해 놓으니 많은 곳에서 이력서를 열람하고 연락도 많이 왔다. 보통 공장, 보험회사, 조리원 보조 등등이다. 연락을 받고 면접을 본 곳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쉽고 힘들지 않게 많은 돈을 버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일에 깜박 속고 또 일까지 하려고 했었던 건 쉽게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벌려고 했었던 내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