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종교는 기독교이다. 내가 태어났을 땐 이미 나는 기독교인일 수밖에 없었다. 오빠와 난 12살 차이가 났고 교회 학생회장이었던 오빠는 나를 늘 데리고 교회를 다녔다. 4남매였으니 막내인 나를 바쁘신 부모님 대신 돌봐야 했을 것이다.
나의 어릴 적 꿈은 수녀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종교에 있어 선택의 자유는 없었고, 그저 수녀는 꿈으로만 간직한 채 여태 살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이들이 태어나면 이 종교의 자유는 꼭 지켜주리라 다짐했다. 아울러 태어나자마자 받는 기독교에서의 세례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하지 않았다.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선택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을 섬기지만 절 또한 좋아한다. 사찰을 좋아한다. 산을 자주 가서 익숙한 것도 있지만 그 고요함과 평안함이 주는 그 분위기는 여느 종교와 비슷하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가족의 안녕을 비는 그 행위는 참 신성하고 그 자체로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거기에 뜻을 닿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든 부단히 노력하고, 배에 노를 젓듯 유유히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그 목표지점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에 맞닥뜨리며 가게 될지, 우리는 알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마음속 어딘가 늘 간직한 채 인생을 그렇게 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댕그랑, 댕그랑'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려 쳐다보니 저 위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소리가 무척 아름답다. 푸드덕푸드덕 날아오르는 한 무리의 새들까지 그 소리가 어우러져 더 마음속 평안함을 느꼈다.
치악산국립공원에 있는 구룡사의 단풍은 아직 절정에 다다르진 못했지만 평일인데도 사찰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주변에 막걸리, 어묵, 전병 등 팔고 있어 요기도 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먹을 더덕 동동주도 한 병 샀다. 시음해 보니 더덕 향이 그윽하고 달큼한 맛이 그만이다. 숙소에 빨리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 성화에 서둘러 나왔다. 다음엔 치악산 등산을 해보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