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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의 지혜 Oct 26. 2022

무언가가 되기 전.

  

  무언가가 되기 전이 훨씬 더 좋았다. 사람들은 늘 욕망에 휩싸인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 등등 수없이 많은 것들을 갈구한다.

  이런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사람들은 죽기 직전까지 사투를 벌인다. 평생 쓰지 않고 모아 부자가 된 후 '꼴까닥' 하고 죽는 사람도 여럿 보았다. 그럼 주변 사람들은 '불쌍하네', '허망하네', '죽어서 가지고 가지도 못하는 거 좀 쓰고 살지' 하며 많이들 비통해 마지않는다. 세기에 몇 명 나올까 말까 한 어여쁜 여자가 죽으면 사람들은 침울해한다. 머리가 유난히 좋은 천재들이 요절하면 안타까워 어쩔 줄 몰라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글이 남아 있는 작가들은 좀 덜 애통해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블로그 하기 전이 좋았고,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이 좋았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하루 조회 수가 10이 안 될 때가 좋았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매일 글을 쓰던 때가 훨씬 좋았다. 블로그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반짝반짝한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이때가 난 좋았다. 뭐든 되고 난 후에는 그 노력이 좀 덜 한 것 같다. 뭐든 되기 위해 설레며 노력하는 그때가 우리 인생에서는 가장 좋은 시간이지 않았을까? 무척 많은 돈을 모은 부자가 한 푼도 못 쓰고 죽었어도 후회스럽지는 않겠다. 얼마나 설레며 한 푼 두 푼 모으며 노력했을까? 부자가 되기를 욕망하며 살았던 그 인생을 후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루하루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을지 눈에 보이는 듯하다. 무언가를 향해 사력을 다해 노력했다면 지금 당장 죽더라도 미련은 남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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