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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의 지혜 Nov 19. 2022

딱 하나의 능력만 가질 수 있다면 뭐가 좋을까요?

마법 요리 지팡이


  지금 여기에 요술 지팡이가 있어요. 여러분은 이 요술 지팡이로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저는 이 요술 지팡이가 마법 요리 지팡이로 변하는 상상을 했어요. 너무 근사하지 않나요?

  우리는 많은 시간을 음식을 만들고 먹는데 쓰고 있습니다. 그 시간들이 전혀 아깝지 않은 분들도 있으시고 저처럼 그 시간들을 하찮게 여기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음식을 만들고 먹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무래도 제 글은 불편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한 번 읽어봐 주시겠어요?

  그럼, 먼저 저희 가족들부터 소개해 볼게요. 저는 남편과 두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 년에 생일상을 세 번 차려 내야 합니다. 제일 먼저 다가오는 생일이 남편 생일이에요. 가족들의 생일이 하나씩 도래할 때마다 저는 부담이 먼저 앞섭니다. 저는 생일이 12월이에요. 그래서 우리 가족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나면 한 해가 다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정도로 부담을 갖고 있어요. 근데 제가 왜 이렇게 생일상에 민감하냐고요?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일 상인데 함부로 차릴 수가 있나요?



내가 태어난 날



  축하받고 그 누구보다 세상에 태어났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기뻐하며 보내도록 하고 싶어서입니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생일 상차림이 저의 소명인 양 저는 한껏 부담감을 안고 음식을 합니다.

  선물은 그냥 사주면 그만입니다. 요리를 하는 일은 저와 같이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한 상' 차려내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요.

  설렁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하는 날이면 전 아직 다가오지 않은 생일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루하루 괴롭기만 합니다.

  그 첫 번째 타자가 남편입니다. 남편은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하지는 않아요. 시어머니라도 초대하겠다고 하는 날이면 제 속마음은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계속 짜증을 많이 냅니다. 결국엔, 남편은 하지 말라며 승질을 있는 대로 내고 한 일주일 간 냉정이 되기 일쑤지요.

  그렇다고 제 생일날 가족들이 나름 잘 챙겨 준다거나 근사한 선물을 준비해 준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가족들의 생일날을 더 달가워하지 않을 수밖에요. 저도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이니깐요.


  저는 저 위에 요리 지팡이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왜  그러겠어요? 요술 지팡이로 무슨 요리든 뚝딱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저의 고민은 한 번에 해결될 테니까요. 아니, 일 년에 딱 세 번 생일상만큼이라도 저 지팡이를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저에게 요리 잘하는 능력을 주시겠어요? 요리를 좋아하고 먹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아주 가끔은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 일뿐입니다.

  

  저에게 딱 하나의 능력만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저 요술 지팡이로 무슨 요리든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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