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잔뜩 시켜둔 멸균우유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 멸균이라는 것만 믿고 백년만년 신선할 것처럼 생각했나보다. 버리기 아까워 찾았더니 한달 반정도는 지나도 괜찮단다. 혹여나 걱정되어 한 팩 뜯어 먹어보았는데 우유의 상태가 아직 괜찮다. 아직 괜찮지만 너무 많다. 이 우유를 빠르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치즈를 만드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리코타치즈를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
냄비에 한가득 우유를 붓고 생크림을 우유의 30% 정도 양으로 추가한다. 더 넣어도 좋고, 요거트를 넣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만 끓여도 괜찮지만 다른 유제품이 들어가면 완성된 리코타치즈의 식감이 훨씬 부드럽게 되고 우유향이 풍부해진다.
중불로 냄비의 우유를 데우다 조금씩 보글거리면 레몬즙 3큰술과 소금 1작은술을 넣는다. 맛을 보며 양을 가감해도 좋다. 레몬즙을 넣으면 데워진 우유가 바로 뭉치기 시작한다. 가볍게 저어주고 면보에 걸러준다.
몽글몽글 우유로 만든 순두부 같은 모양이다. 아래로 반투명한 유청은 걸러지고 하얀 유단백 부분은 면보 위에 걸러진다.
하루정도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수분을 제거한다. 무거운 것으로 위를 눌러두면 훨씬 빠르게 수분이 제거된다. 물기는 원하는 꾸덕함이 될 때까지 적당히 빼주면 된다.
이렇게 완성된 꾸덕 고소 짭짤한 리코타치즈는 완성되면 냉장고 안에 두면서 최대한 빠르게 먹어야한다. 사실, 잼과 함께 빵에 발라먹으면 유통기한 걱정할 새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