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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사이다 Jul 01. 2022

요즘 이야기(feat.글쓰기 싫은 날)

요즘 며칠은 참 글쓰기가 싫었다.

우중중한 날씨 때문인지, 약간의 감기 기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무기력해졌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방과 후 중학교 아이들 수학을 가르친다.

요즘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매우 바쁜데, 바쁜 중에 무기력증이라니

몸은 습관대로 돌아가지만 의욕이 없으니 안타깝지만 제일 먼저 손을 놓게 되는 것이 글쓰기더라.

바쁘다 보니 아이들 이야기를 쓰는 내 공간에서 아이들과 관련해 쓸만한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중학교 아이들 수학을 가르치는데

우리 집 둘째는 이제 겨우 구구단 2단을 뗐다.

그것도 불가능할 것만 같았는데 2씩 더해가며 띄엄띄엄 읽고, 뿌듯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앞으로 넘을 수많은 산들 앞에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주에는 <스토리텔>이라는 앱을 구독했다.

유료라 조금 고민했지만, 점점 아이들 동화책은 길어지니 내가 읽어주기에 벅차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둘째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오디오북을 구독했다.

남들은 이 앱을 통해 영어 원서를 들려주고 싶어서 구독한다지만, 나는 다양한 한글 동화책을 들려주고 싶어 신청했다.

난독이라 읽는데 어려움이 있으니 점점 또래 아이들과 언어 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한다.

엄마가 최대한 읽어주려고 노력하지만 내 컨디션에 따라 가끔 건너뛰는 날도 있다 보니 걱정이 됐다.

우연히 이 앱을 발견해 당장 구독신청을 했다.

덕분에 첫째 아이도 여기서 원하는 영어 오디오북을 듣고 둘째는 영어랑 한글 골고루 듣는다.

보통 나랑 있을 때는 한글 동화책을 많이 듣고, 누나랑 있을 때는 영어를 듣게 된다.

워낙 듣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다 보니 오디오북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처음 시리즈는 전천당이다. 첫째 아이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전천당을 들려줬더니 집중해서 듣는다.

영어는 wings of fire를 누나랑 같이 듣는다.

가끔은 잠도 안 자고 듣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좋아하니 내심 다행이다.

너의 언어발달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된다면 엄마는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 아이보다 2학년인 둘째 아이의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이 많다.

센터는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엄마가 뭐라도 더 해주면 너의 난독증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본다.

아직은 2학년이라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 않아서 또래와의 차이가 극심하게 나지는 않지만

3학년, 4학년 되면 점점 더 커질 텐데 엄마는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


우리 둘 다 포기하지 말자.

난독은 극복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하니 우리 한번 노력해보자.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네가 난독을 극복했다는 자긍심을 갖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로 자라나기를 엄마는 오늘도 기도한다.


그리고

글이 쓰기 싫어지는 날에도 노트북을 켜고 브런치에 들어와

두서없더라도 끄적거린 나를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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