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날씨가 후덥지근하다.
이제 여기가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헷갈릴 정도다.
벌써 7월,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엄마들은 아이들 여름방학이 다가오면 방학에 어떤 일정을 짜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나 역시 초등 4, 2학년 두 아이를 둔 엄마인지라 어떻게 하면 이번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런저런 고민 중 수영특강은 코로나로 인해 차일피일 수영 배울 기회를 미뤄둔 나 같은 부모가 많은지 한참 전 마감이다.
집 앞태권 도장에서 하는 줄넘기 특강이라도 등록해야겠다 하는 참이었다.
기초학력 보장 사업의 일환으로 방학 때 아이들 학습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운영하는데 우리 둘째 아이가 대상자로 추천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나도 알고 있다. 난독에다 학습도 부족해 항상 자기 학년 수업을 따라가기 바빴다.
그리고 방학에 학습적인 부분에 더 개입이 필요함도 잘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보니 2주 동안 진행된다.
이걸 하면 다른 걸 못하는데, 물론 추천이기 때문에 개인 사유로 참여를 거부할 수도 있다.
방학중에도 학교 가서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둘째에게 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했다.
원래 내 계획은 엄마와 함께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경험했겠지만 엄마가 선생의 역할까지 하려다 보면 자녀와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방학에도 학교에 가야 한다는 말을 하기가 미안했지만 나는 이번 방학에 선생의 역할보다 엄마의 역할에 충실해보려고 한다.
이 더위에 학교 다녀온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 나는 이 방향을 택하기로 했다.
내가 엄마라 우리 아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전문가가 아니니 가르치면서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 섞인 말이 나가고 아이는 움츠러든다. 여러 번 경험했던 일이다.
마음을 조급하게 갖지 말자. 당장 이번 방학에 무엇인가 결론을 내야 하는 것도 아이고 천천히 격려하며 아이와 좋은 관계를 쌓아가고 싶다.
난독이 있는 둘째 방학 계획 덕에 4학년인 첫째는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이다.
엄마가 학습은 봐주지도 못하고 본인이 이번 방학에 원하는 걸 요구했고 나는 그대로 해줄 뿐이다.
다만 첫째는 부족한 어휘를 채우기 위해 엄마랑 30분씩 같이 한자 공부하기로 했다.
나도 한자는 약하다 보니 아이를 같이 공부할 문제집을 2권 구입했다.
같이 공부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시험 내주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가 학교에 간 사이에 할 계획이다.
이번 방학은 유난히 덥고 힘들 것 같아 걱정이 앞서는데
나도 아이도 성장하는 여름, 같이 살 부대끼면 가까워지는 여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우리 둘째가 이번 여름방학이 지나면 한 뼘 더 성장해 2학기에는 학교 수업을 어렵지 않게 따라가 주기를 기도해본다.
둘째야, 아직 2학년인데 방학 때도 공부시켜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