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관이나 서점에 가게 되면 난독증 관련 도서가 있는지 검색해보는 편이다.
요즘은 문해력이 관심사다 보니 문해력 관련된 도서도 많이 있는 편이다.
우연히 검색하다 '난독증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어떤 정보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난독증 관련 도서가 많이 없다 보니 제목에 난독증만 들어가도
일단 빌려오고 본다.
이 책은 예전에 내가 읽었던 책들과는 조금 달랐다.
이전에 내가 읽었던 책들은 난독증의 이유, 난독 아이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난독의 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우리 둘째가 난독이다 보니 난독증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어 아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난독은 이 아이가 가진 여러 가지 특징 중의 하나인데 마치 전부인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얼마나 잘 읽을 수 있는지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난독증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일반인들보다 성공한 사업가들에서 난독증인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하고 있다.
대체로 난독인 아이들은 글씨를 읽는 것을 어려워하고, 단순 암기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로 낙인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지능검사를 해보면 다른 아이들과 지능의 차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난독인 아이들은 상상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글씨를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림을 인지하는 것, 소리로 듣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고 보니 우리 둘째 아이가 어려서부터 뭐든지 느렸지만 레고 조립만큼은 누구보다 잘했다.
소근육 발달이 느린데도 창의적으로 자기 작품을 만들고 한참 동안 레고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림을 그릴 때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정밀하고 세밀한 그림은 잘 그리지 못했지만,
그림 전체가 주는 이미지가 독특한 자유그림을 주로 그렸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둘째 아이가 난독이라는 판정 하나로 난독증 틀에 갇혔고, 나도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힘들게 했었다.
시간이 나면 책을 들이밀고 읽어보라고 연습시키고,
구구단 암송시키고.
물론 다 꼭 필요한 거지만 내 시야가 거기에서 매몰되어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아이의 많은 장점이 건강하게 발현되도록 도와주는 것,
이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과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둘째 아이도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난독증 심리학' 책의 저자처럼
난독증은 축복이라고 고백하는 그때가 오기를 바란다.
날마다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너를 응원한다.
한달음 앞에서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엄마가 아니라, 한두 걸음 앞에서 길을 밝혀주며 함께 걷는 엄마가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