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와 아이스크림
알고리즘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각종 실험과 연구 사례를 다루는 부분은 조금 기술적인 서술에 번역체까지 더해져 읽기 쉽진 않았으나, 작가가 도출하는 인사이트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양당정치 기반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숭배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한국은 매우 닮아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도 비슷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현대 자본주의로 인한 극심한 양극화라는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다뤄, 많은 미국인들의 공감을 얻었던 것처럼, 이 책 역시 작가의 국가인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지점들을 많이 짚어내고 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엘리트일수록 더 강하게 나타나는 우리편 편향. 문제 지적에서 나아가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편 편향을 경계하기 위해 우리가 실용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세를 알려준다.
가독성 측면에서 허들은 분명 명존재하지만 (특히 번역본은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언론, 정치, 공공정책, 학생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책.
여러 편향 중, 유일하게 인지능력이 높을 수록 줄어드는 성격을 가지지 않은 우리편 편향. 우리편 편향은 우리가 사실이기를 바라는 가설에 유리할 법한 방식으로 증거를 찾고 해석할 때 드러난다. 오히려 엘리트일 수록 높은 우리편 편향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의 기존 세계관과 일치하는 내용은 쉽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내용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인지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진화는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편익 논리에 따라 작동한다.
밈, 즉 문화적이거나 이념적인 것들은 우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최대한 많이 복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기적인 유전자처럼. 우리가 이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이 우리를 소유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검증 가능 신념 (testable belief) vs 원위 신념 (distal belief): 논점을 정체성과 연결시켜버리면, 더이상 검증 가능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검증이 어려운 - 정체성, 세계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논점을 흐리는 것이다. 전형적인 정체성 정치 전략이다.
정치적 신념도 유전성이 크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약간만 더 자신의 확신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취한다면 (본인이 의식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단 환경에 의해 결정된 것이 많으므로, 신념이 본인을 소유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확신을 부적절하게 투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제아무리 똑똑하고 교육을 많이 받았더라도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주장만을 선호하고 진전시킨다.
사람들은 동일한 사건을 보더라도, 그 상황과의 관계를 토대로 상황을 해석한다.
정치적 이념은 신앙심과 대단히 흡사하게 작용한다.
공정함에 대한 피험자의 판단은 자신이 그 결과의 어느 편에 서있느냐에 따라 판이하다 할 만큼 달라진다.
- 공정한게 공정한게 아니다.
우리 인간은 논증을 이용해서 진실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게 아니다. 그를 통해 타인을 설득하고자 노력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인간의 추론 능력이 자연 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아니라, 사회적 세계에서 타인을 설득할 필요로부터 나왔다고 본다. 우리가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패를 가르고 논쟁에서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지 꼭 상황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 connection > correction
그저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데도 심리적 비용이 든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내리는 판단의 정확성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없을 때, 일관성을 올바름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집단 정체성은 우리편 편향의 핵심이다. 집단의 핵심 신념을 지향하는 우리편 편향을 지니게 되는 것은, 다시 말해 부정적인 정보를 수용할 때는 문턱을 한껏 높이고 긍정적인 정보를 수용할 때는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하는 의사소통의 대다수는 무엇이 참인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기보다 남들에게 보내는 신호로서,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로서 기여하는 기능적 의사소통이다. 남들에게 전달될 경우에는 우리가 가치롭게 여기는 집단에 우리를 묶어 주고, 자신에게 전달될 경우에는 동기적 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특정 유형의 인간이 되는 데 혹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사회 집단에 신호 보내는 데 관심이 많다.
우리편 편향은 그것의 부정적인 효과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가 아니라 남들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특이한 편향이다. 사회 전반은 공공 정책이 객관적이고 실제로 참인 것에 기반을 두었을 때 더욱 잘살게 된다. 모두가 저마다 우리편 편향에 기대어 증거를 처리할 경우 결과적으로 그 사회는 좀처럼 진실에 수렴할 수 없게 된다.
교육 수준, 지식 수준, 정치 의식 등 인지적 성숙을 드러내는 다양한 지표는 당파적 우리편 편향을 누그러뜨리지 못할뿐더러 흔히 그를 증폭시킨다. 인지 성숙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좀더 능숙하게 제가 선호하는 결론에 유리한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고, 따라서 남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신의 신념이 옳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능력을 한층 키워주는 것 같다.
우리편 편향을 피하려면, 스스로의 확신으로부터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 신념을 제 스스로의 이익을 지니게 마련인 밈으로서 바라보면 도움이 된다.
밈 이론은 우리를 새로운 유형의 질문으로 안내한다. 우리의 신념 가운데 어느 정도가 정크 신념인가, 즉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도 제 스스로를 널리 퍼뜨리느라 여념이 없는 신념인가? 과학적 추론 및 합리적 사고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자신의 신념 가운데 어느 것이 참이고, 따라서 자신에게 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는지 결정하는 데 기여하는 밈 평가 장치로서 기여한다. 우리는 또한 인생 초기에 받아들인 밈들, 즉 부모, 친지, 그리고 친구들이 전수해 준 밈들에 대해 좀 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 밈들이 엄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은 성찰 능력이 부족한 시기에 습득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원위 신념에 대해 좀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그와 좀더 거리를 둔다면, 그것을 정당하지 않은 우리편 편향으로 부적절하게 투사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러한 거리 두기에는 우리 신념이 우리가 선택한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와 별개인 독립체로서 부단한 평가를 요구한다고 시사하는 밈 과학의 언어가 큰 도움이 된다.
- 내가 하고픈 것
실제로 지능이 높고 교육을 많이 받았으며 이념적 관념에 대단히 열렬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있다. 다름 아니라 우리편 편향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 집단이다!
- ㅋㅋ
사람들은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간의 트레이드오프에서 매개 변수 설정이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 중 일부는 지식잉 부족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들의 세계관이 서로 달라서다. 기후 변화와 오염 억제 같은 문제는 트레이드오프를 수반한다. 따라서 가치관이 상이한 사람들이 도달한 타협에 어느 편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저들이 우리보다 더 지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지혜로울 때만 정확히 우리가 트레이드오프를 정하는 지점에서 그들도 트레이드오프를 정하리라 생각하는 거야말로 우리편 편향의 극치다.
사회에서 정치적 분열은 주로 가치관이 충돌하는 데 따른 결과다. 모종의 인지 역량을 키움으로써 정치적 분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거야말로 우리편 편향 사각지대의 완벽한 본보기다.
자유주의자가 기후 변화 이니셔티브에 부여한 우선순위에 대해 우리편 편향이 덜한 상태로 추론하게끔 이끄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 역시 경제 성장이 느려질 경우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 입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걱정하고 있음을 그들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마찬가ㅣ로 보수주의자가 기후 변화에 주어지니 우선순위에 대해 우리편 편향이 덜한 상태로 추론하게끔 만드는 방법은, 그들 역시 자녀 세대와 손자 손녀 세대에게 살 만한 세상을 물려주는 데 관심이 있음을 그들에게 환기시키는 것이다.
- shared interests, common grounds에 대한 환기
우리가 동료 시민들에게서 정서적 괴리감을 느끼는 이유가 미국 사회에 관한 사람들의 기본 신념이 크게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언론의 사업가적 책략과 정당의 선거 전략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좀 더 호의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동안 정당이 해 왔다 싶은 일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그것은 마치 당신이 자기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싫어했던 모든 종류의 아이들을 골라서 한데 모아 놓은 것과 같은 일이다. 당신이 싫어했던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으며, 놀랄 것도 없지만 당신과 완전히 다르게 보이고 생활 방식도 다른데다, 당신이 싫어하는 생활 방식을 누리는 이들과 어울려왔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당신과 다른 정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이 보여 준 바에 따르면, 우리의 동료 시민들은 당면한 특정 이슈에 관해서 우리와 별반 다르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이슈에 주목하고, 확신을 투사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는 것, 이것이 정확히 정치적 논쟁에서 우리편 편향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모든 논쟁 참가자가 자기 주장의 근거를 살아온 경험에 두는데 주장들이 서로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누구의 살아온 경험이 실제로 참인지 결정할 수 없게 된다. 안타깝게도 역사는 이러한 충돌이 흔히 권력 투쟁으로 귀결됨을 보여준다. 하지만 과학은 개인적 경험에 의존하기보다 지식 주장을 공적인 것으로 만들어서 모든 논쟁 참가자가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충돌하는 아이디어들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신의 것이 아닌 관점을 취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인지적으로 부담이 큰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편 편향을 피하는 데 필요한 관점 바꾸기를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진정한 관점 바꾸기는 스스로에게서 떨어져 나올 것을 요구한다.
- ai의 도움으로 더 쉬워짐
브로콜리와 아이스크림
- 브로콜리: 상대방 관점에서 보기
- 아이스크림: 내 관점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