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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May 24. 2020

Ubud_여행지에서 단골 카페를 찾는다는 것

우리가 기대하는 로컬스러움

BUT FIRST COFFEE!

여행 중 단골 카페가 생긴다는 것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아래 링크 참고 부탁드립니다 :) )

https://brunch.co.kr/@rachelinseoul/21

단골(인도네시아어: langganan)이란 '늘 정하여놓고 거래를 하는 곳'이란 뜻이다.

사실 여행 중에는 같은 곳을 여러 번 가기가 어렵다. 짧은 기간 동안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려다 보면 어제 갔던 곳과는 또 다른 곳에 가거나 물리적으로 지역을 이미 이동해 이 동네에서는 다른 곳을 가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장기 여행의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단골 카페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단골 가게가 생긴다는 건 조금은 익숙한 얼굴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만의 영역이 생겨 느긋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적어도 하나는 생긴다는 뜻이다. 그렇게 카페 몽키 케이브 바리스타와 친구가 되어 아침마다 인사를 주고받게 되었다.

힙한 바리스타가 내어주는 커피

Monkey Cave Espresso

이름처럼 정직하게 몽키 포레스트 가는 길목에 있는 아주 작은 카페다.

보통은 맛있는 커피를 먹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리뷰를 찾는 편이다. 일어나면 커피부터 마시는 파다.

그런데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다 모르겠고 그냥 당장! 카페인이 필요할 때. (저요? 출근할 때요ㅎㅎ)

우붓에 도착했는데 너무 덥고 습해서 당장 시원한 커피를 마셔야겠는데 호텔 근처에 바로 몽키 에스프레소가 있었다. 그렇게 마셨던 고소한 아이스라떼가 기억에 남아 자연스레 우붓에 있는 내내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었다. 나의 참새방앗간은 코코마트와 몽키케이브 였다.

익숙한 것에서 멀어지고 싶어서 온 여행에서도 익숙한 것을 찾아 헤맨다

이럴 때 보면 우리는 역시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가 싶다.

우붓과 딱 어울리는 작은 오두막형 스타일의 카페다.

책에 쓰게 될 줄도 몰랐던, 처음 갔던 해에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어느새 로컬 명물이 되었다. COVID-19가 안정화되고 나서 발리를 다시 찾는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곳. 스타벅스와 다른 이곳의 강점은 관광객이 발리의 커피 / 우붓의 카페를 떠올릴 때 기대하는 소박한 로컬스러움을 잘 뽑아냈다는 점이다. 물론 카페의 기본인 커피맛도 좋다. 더불어 스몰 톡을 매끄럽게 이어가고, 근처 맛집에 대해 물으면 금방 추천해준다. 점심을 먹기 좋은 곳, 저녁에 칵테일을 먹을만한 곳도 알려준다. 물론 땀 흘릴 필요 없이 호텔 로비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마실 수도 있지만, 우리가 기어코 휴가를 내고 일곱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온 여행지에서는 이런 소소함을 기대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내가 좋아했던 우붓의 빈티지한 카페

Lazy Cats Cafe


들어가는 입구부터 빈티지한 분위기와 고급스러운 샹들리에가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2월의 우붓은 우기라 늘 더웠다. 레이지 캣츠는 독특하게 입구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어 더욱 쾌적한 느낌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채광이 아름다운 미술관 같은 카페가 펼쳐진다.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이 특징인데 음료도 맛있다. 밤보다는 해가 드는 낮에 가면 좋은 카페다. 요즘 말하는 햇살 맛집 같은 카페다. 자체 제작한 굿즈 (에코백, 티셔츠)와 커피 원두도 구매할 수 있다. 생각보다 굿즈 퀄리티가 좋아서 애매한 선물을 사느니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굿즈를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18세기 무렵 시작된 네덜란드 식민지배 하에 바타비아(현 자카르타)항에 커피가 선적되며 커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에 이어 연간 약 70만 톤의 커피를 생산하는데 유명한 자바, 가요, 수마트라, 또라자, 만델링, 낀따마니 등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 유명한 루왁커피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되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마트라가 커피 플랜테이션 비중이 가장 높고, 발리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약 4위 정도 된다. 발리 커피는 다른 지역 대비 산미가 강한 편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만큼 로컬 카페가 많아 선택지가 많아 아직도 가봐야 할 곳이 너무 많다. 호주 및 서구권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최근 중화권 관광객도 많아졌지만) 맛있는 베이커리 메뉴를 비롯해 비건 옵션 및 다양성을 존중한 옵션이 많아 좋다. 아! 그리고 카페 / 식당에 가면 메뉴 가격에서 tax 10%, service charge가 6 ~ 10% 정도 붙는 곳이 많으니 참고하면 좋다.


단골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긴 여행 동안 좋은 벗이 되어주었다.

아침마다 기분 좋은 인사를 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오늘 어디갈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짧은 여행이 아니라 어쩐지 내가 이곳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이 느껴졌다. 호텔 로비 직원분 외에도 얼굴이 눈에 익은 사람이 생겨 편안한 기분도 들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아무도 모르는 곳을 여행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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