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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Sep 22. 2019

똠얌꿍...나쁘지않은데?

100년이 넘은 태국 전통가옥에서 듣는 쿠킹클래스!

'세계적인 곡창지대이자 향신료와 망고의 나라' 태국에서 들었던 쿠킹클래스

(모든 사진은 강사님 및 참가자에 사전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습니다 ^^)


'물에는 물고기가 있고, 논에는 쌀이 있도다'

13세기 수코타이 왕조의 람캄행 대왕의 치적비에도 적혀있듯이 태국은 곡창지대이자 바다와 접해있는 나라로 해산물, 열대과일, 향신료까지 풍부한 나라다. 또한 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단 한 번도 외세의 침략을 받은 적 없는 나라였다. 이로 인해 식량난을 걱정해 본적 없이 양질의 음식을 다양하게 먹으며 미식이 발달했다.


발리에 이어서 방콕에서도 쿠킹클래스를 신청했다. 미식 여행에 꽂힌 뒤로는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쿠킹클래스를 알아보고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런던, 파리, 브뤼셀, 뉴욕 각지에서 맛있는 타이 푸드를 맛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툭툭 누들 타이, 뭄알로이, 생어거스틴 등 태국 음식점을 낯설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푸팟퐁커리, 팟타이, 똠양꿍 등 한국에서도 자주 즐겼던 태국요리를 방콕에 가는 김에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다.


Cookly를 통해 미리 클래스를 예약했다.

MRT를 타고 Huai Kwang 역에서  만난 뒤 로컬 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부터 클래스가 시작이 된다. 참고로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한국인은 나와 같이 간 일행밖에 없었다.


미팅 포인트에서 아침에 만난 뒤에 조별로 각자 장바구니를 들고 로컬 시장으로 향했다.


선생님마다 데려가는 시장이 다소 차이가 있는 듯했는데 우리 조는 꽤나 골목 깊숙이에 위치해 진짜 현지인들이 장을 보는 현지 시장으로 향했다.

아침에 한차례 비가 온 뒤라 공기가 습해 땀이 찔찔 나고, 이것저것 뒤엉킨 재래시장에서는 비린내가 났다. 그래서인지 시장 구경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신선한 허브, 향신료에서 야채, 대하, 닭고기 등 직접 재료를 골랐다.


레몬그라스, 타마린드, 튜메릭, 캐피어라임 등 하나씩 부러뜨려서 향을 맡아보고 어떤 재료인지 맞춰보는 것부터가 수업의 시작이었다.


태국 음식문화는 태국 고유의 타이 족문화에 인도, 중국, 말레이, 몬, 크메르, 서양의 음식문화요소가 융합된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요리마다 향도 맛도 참 다른 것 같다.


길지 않은 거리임에도 시장으로 가는 길은 무지 더웠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나까지 땀이 삐질삐질 나는 습한 날씨였다. 시장은 실내와 실외로 나뉘어 있었다.

닭도 노란색, 까만색(오골계), 하얀색 여러 종류가 있었고 열댓 가지 종류의 두부와 면 등 다양한 재료를 구경하다 보니 휙휙 지나쳐가야 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참고로 실내는 햇빛은 없지만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여전히 덥다. 얼음물을 미리 준비해 가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상인분들께 여쭤볼 때마다 태국만의 사눅한 태도로 대답해주셨다.

사눅은 sanuk은 '재미있다' '유쾌하다'는 뜻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태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방콕 역시 정신없긴 하지만 여전히 관광객들을 환대해주는 나라다.


장을 보고 나서는 뚝뚝(tuk-tuk)을 타고 이동했다.

뚝뚝을 타고 5분 정도 가니 조용한 가정집 사이에 멀리서부터도 예술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보랏빛 대문의 Siamese Cookery House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렇게 들어가서 간단하게 손을 씻고 이제 드디어 요리를 하는 시간이다!

준비한 음식을 이렇게 마룻바닥에 차려놓고 빙 둘러앉아 손으로 먹는 것이 태국의 옛 식사 관습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러한 재래식 관습은 1900년대 초 쭐라롱껀대왕의 현대화와 1932년 입헌 혁명으로 서구문화가 유입되면서 점차 스푼과 포크를 사용하는 문화로 변했다고 한다.


쇼핑센터와 지하철이 서울만큼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방콕 한복판에서 이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니 너무 특별한 경험이다.

최대 5인이 한 조가 되며 가열이 필요한 요리는 이 곳에서 조리를 한다.

야외에 있는 오픈키친이 너무 예쁘다. 불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생각보다는 덥지 않고 새소리가 들린다. (제일 끝 에어컨 실외기가 위치한 자리는 조금... 덥다...ㅋㅋㅋㅋㅋ)

직접 손으로 물기를 짜서 만든 고소한 코코넛 밀크


** 깽과 똠의 차이?

깽은 주로 국물이 적은 커리와 같은 음식을 말하고, 똠은 주로 탕과 같은 국물이 많은 음식을 칭한다고 한다.


드디어 그 유명한 똠양꿍을 직접 만들었다.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씬 맛있었다.

시원하고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해장국 같은? 느낌도 났다. 이렇게 쿠킹클래스에서 요리를 하면 좋은 점이 매운맛을 좋아하면 조리 시에 고추를 추가할 수 도 있고, 고수를 잘 못 먹으면 살짝 덜 넣는 방법 등 개인의 기호에 맞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Massaman Curry

그렇게 만들었던 여러 가지 요리!

물론 요리마다 차이가 있지만 태국 음식은 대체로 고소하고 매콤하고 신맛이 나는 편이다.

그중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 '신'맛을 내는 재료는 타마린드 열매, 레몬, 식초, 레몬그라스 등이 있다.

쿠킹클래스에도 타마린드를 사용해 요리를 했는데 tamarind는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그냥 먹어도 달콤하고 맛있다. 변비에도 좋고 독소를 내보내 주고 혈압을 낮추는 하는 효과가 있어 몸에도 굉장히 좋은 재료라고 한다.


제일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오늘의 후식 망고 밥!

Mango Sticky Rice

망고를 밥이랑 먹는다고...? 처음 태국에 왔을 때는 무슨 맛일지 상상이 안 갔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생각보다 달지 않고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쫀득쫀득해서 마치 떡 같은 밥에 고소한 코코넛 밀크를 뿌리고 달콤한 망고와 먹으면 오후가 행복해지는 간식이다.(태국어로 떡은 카 놈이라고 한다)



태국의 음식문화

남쁠라의 나라 (어장 문화권 / 피시소스)

간장, 된장 등으로 간을 맞추는 대두장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과 달리 태국은 특히 어장, 젓갈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남은 '물'이고 쁠라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또한 더운 나라인 만큼 볶음 음식이 매우 발달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팟타이를 들 수 있다. 볶음 요리 중에서 기본양념과 향신료를 넣은 것이 정통 태국요리이고,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은 중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Siamese Cookery House

https://www.cookly.me/by/siamese-cookery-house/

-시작시간: 오전 9시 / 오후 1시 30분 / 오후 6시

-소요시간: 약 4시간 (총 4~5개의 요리 실습)

-사용언어: 영어, 중국어

-메뉴: 요일 별로 다름

-가격: 인당 약 36,000원 (변동 가능성 있음)

-위치: 132 Pracha Rat Bamphrn 7, Huai Kwang, Bangkok, Thailand 10310


내가 들었던 요일에는 똠얌꿍, 팟타이, 마싸만커리 그리고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만들었다.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태국에서 먹었던 태국요리 중에는 이 쿠킹클래스에서 만들었던 요리가 제일 맛있었다. 특히 똠양꿍과 팟타이는 가족들도 모두 대 만족하며 먹었다. 방콕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맛있는 음식과 함께 태국의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쿠킹클래스를 추천한다.



참고: 쿠킹클래스 및  instructor 설명 /  펑키동남아 / 태국인의 식관습과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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