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토) ~ 2월 28일 (토)
[쉽게 살거야]
나는 늘, ’어떻게 살아야지?‘ 란 고민을 안고 산다. 어떤 날은 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찾은 답은 너무도 쉽게 흩어진다.
내가 하고싶은거 맘대로 하고 살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내가 하고싶은게 뭔데? 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던지, 아니면 찾아낸 답 자체가 너무도 모호하고 커다란 문장이기 때문에 자꾸만 잊혀진다.
오늘도 막 건조기에 따온 뜨끈한 빨래들을 개고 있는데, 어김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나는 정말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그냥 떠오르는 거다. 내가 생겨먹은 모양이 이런 것이겠거니 이제는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나름의 장점을 찾아가며 살고 있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생각이 너무 많은 걸 나쁘게만 바라봤다.) 문득 머릿 속에 그냥 쉽게 살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을래~하는 의미는 아니고. 내가 말하는 ’쉽게‘의 반대말을 찾아보면 ’억지로‘ 혹은 ’애쓰는‘ 정도가 될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내가 35살의 삶까지 너무 애쓰며 억지로 노력하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툭 놓아버린 억지의 삶.
그리된지 몇개월 되지 않았지만 너무 편하다.
무엇이? 내 마음이. 편하다는게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연스럽다‘에 가깝다. 그러니까 내가 있는 그대로 살아가서 삶이 자연스러워진 느낌이랄까. ‘그냥 생긴대로 살아간다‘이 떠오르는 나날들.
고로 ‘쉽게 살래’는 이런 것이다.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일을 하는 것. 그건 주로 좋아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나는 데이터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일에는 젬병이다. 그래도 일에 대한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잘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면 남들 정도만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에 반해 나는 기획하는 일은 쉽다. 데이터를 대하는 일에 10만큼의 에너지가 든다면, 기획/창작에는 2만큼의 에너지만으로 남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2만큼만 에너지가 드는 일들만 모아서 하면 되는게 아닐까? 그러면 삶이 편안하면서도 효과적일텐데 왜 이렇게 안 살았지?하는 생각까지 이어진다. 당분간은 쉽게 살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지 좀 알아봐야겠다. 역시 내가 나를 메타인지, 그것이 중요하도다.
[나를 어여삐 여기자]
나를 어여삐 여기자. 요즘 많이 하는 생각.
유투브에서 지나가다가 누군가가 큰 책 이름이 ‘별게다영감’ 이란걸 알게됐다. 아무것에서나 영감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완전히 내 이야기다. 진짜 모든 모먼트로부터 온갖 생각이 뻗어져나온다. 예를 들면, 책 세장을 넘기면 열번은 딴 길로 샌다. 문장마다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책의 문맥과 맞닿은 생각일 때도, 완전히 다른 생각일 때도 많다.
좋게 말하면 영감이지. 나는 내가 성인 ADHD가 아닐까 하며 챗지피티에게 증상을 물어보고 관련되 책을 읽기도 했다. 다행히 자체 진단 결과 그건 아니었다.
넘쳐나는 생각을 하는 나를 막아보려 했지만, 그러지 않는 방법을 여전히 모른다. ‘그냥 이건 내가 타고난 생김새 같은거다! 허리가 잘록한 대신 롱다리가 될수없는 것처럼.‘라고 일단은 잠정적 결론을 냈다.
내가 메모를 쏟아내듯 매일 적는 이유도, 생각들이 쌓이고 고이면 꼭 썩어버리는 걸 이제는 잘 알기 때문에 배수구를 마련한 셈이다. 나는 이런 내 모습을 오랜 시간동안 나쁘게만 바라봤다. 어디 특별히 실용적이지도 않으며 에너지만 갉아먹는 부정적인 것으로.
그런데 누군가는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해서 책까지 출간했다니. 먼지가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자꾸만 내 생각은 한 쪽으로 수렴한다.결국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인생의 핵심인 것 같다는 생각.
나를 어여삐 보자. 내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해주자.
결국 여태껏 나를 가로 막은 것도 나다. 그러니 그 길을 비켜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도 오로지 나만 할수있는 것이다.
퇴근 길 버스 안. 난 멀미가 심한 편이다.
내일은 AI한테 나의 증상을 말하고 멀미가 나아지는 방법을 확인해서 실천해야겠다.
AI가 생기고 정교해지고 융합까지 가능해지니 내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반적인 검색도 네이버가 아닌 AI를 통해 하게 되었고,일을 할때에도 AI를 활용한다. 시간이나 에너지 절약을 확실히 돕는 유용한 녀석.
이런 AI에 대한 전반적인 경험이 참 좋은데, 그건 편리해서도 시간을 아껴줘서도 아니다. 이모든 것이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나이가 드니 일상이 시큰둥해진다. 웬만해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없고, 해외여행을 가고 뻔하다는 느낌이 든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이들도 이미 회사라는 거대한 structure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이므로, 모든 것이 뻔한 것이다.
다시 말해 삶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완전히 신세계를 만난거다. 여태까지 일할때 쓰던 능력이랄까 머리쓰임새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간만에 만난 이 설렘이 좋은 것.
둘째, 위에서 말한 이유의 연장선이기도 한데, 전형성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살아도 된다는 사회적 흐름 때문이다.
자유. 억압당해 본 자만이 안다는 그 가치!!!!!
예전엔 전형적인 길을 벗어나면 쉽게 손가락질 받는 사회적 분위기였는데, AI의 출현과 그 과도기를 겪으면서는 이제는 오히려 전형적인 것이 구식이 된듯 분위기가 역전되었다.
타인의 비난이나 사회적 시선을 무릎쓰고 내가 원하는 방식과 행동을 할때는 결국 저울에 무게를 재는 절차가 필요했다. 내 마음대로 행동하길 원하는 마음이
그런 시선들로부터 오는 불편함보다 커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선과 비난 없이 내가 원하는 걸 할수있다는 건 그와 같은 중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절약된 에너지가 우리 삶에 생기로 남는게 아닐까?
생각과 행동을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썩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