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egend of T1

T1이란 이름을 세계에 새긴 사람들

(feat.Boxer에서 Faker까지)

by Rachel

T1 20주년 다큐멘터리를 보며, 저는 이 팀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T1’이라는 이름을 세계 무대에 새긴 건 결코 한두 명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선수와 코치,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땀 흘린 사람들이 있었고,
그 모두가 한 시절을 빛내며 하나의 전설을 완성해 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T1이라는 팀을, 더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습니다.

처음 ‘T1’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저 유명한 통신사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며, 그 역사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었음을 알게 되었죠.


2004년, 갓 중학생이 된 우리에게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임요환은 이미 전설이었습니다.
‘황제테란’이라 불리던 그는 승부욕과 애정이 대단했고,
경기에서 패하면 눈물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라이벌 홍진호와의 맞대결은 수많은 이야기를 낳았고,
그 덕분에 “프로게이머도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대중 속에 새기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저는 가끔 온게임넷을 켜서 경기를 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걸 몹시 싫어했죠.
“남이 하는 게임을 뭐하러 보나, 차라리 다큐멘터리를 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경기가 주는 위로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SCV 하나, 마린 하나를 귀하게 쓰는 운영 방식은
마치 힘없는 사람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어느 하나 쓸모없는 유닛이 없듯, 쓸모없는 사람도 없다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도 언젠가 영웅 SCV, 영웅 마린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속 임요환의 인터뷰를 들으며, 저는 그가 단순히 ‘선구자’가 아니라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인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T1의 전신 ‘팀 슬레이어즈’를 만들 때, 그는 자신의 연봉을 투자해 팀을 운영했습니다.
E-Sports라는 말을 세상에 처음 알리고, ‘선수’라는 호칭을 도입한 것도
그와 해설진이었습니다.

물론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게임이 무슨 스포츠냐”는 비난과, “선수가 무슨 게임이나 하는 딴따라냐”는 조롱이 이어졌죠.
하지만 그들은 하루 수시간씩 연습하고,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까지 병행했습니다.
그런 노력을 직업적 자부심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저 편견 어린 시선만 보내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는 서서히 저물었고, 새로운 무대가 열렸습니다.
2000년대 후반,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등장하며 e스포츠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임요환이 이끌었던 시대가 ‘개척기’였다면,
그 다음은 누군가가 그 길을 더욱 넓히고 높이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상혁, 모두가 알고 있는 이름 ‘페이커’가 있었습니다.

2013년,

데뷔와 동시에 세계를 뒤흔든 그는 T1이라는 팀을 ‘과거의 전설’이 아닌 ‘현재의 전설’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수많은 명장면과 명승부가 탄생했고, T1은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의 이름을 증명했습니다.

Boxer에서 Faker까지—

전설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대를 건너 이어진 마음과 노력의 기록이었습니다.




T1의 20주년 다큐멘터리는 2시간이 넘는 긴 영상이었지만,
20년의 역사를 담기에는 오히려 짧게 느껴졌습니다.
세대를 넘어 이어진 전설의 무게와,
그 속에서 웃고 울었던 순간들이 화면 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다 보고 난 뒤, 저는 알았습니다.
T1을 사랑한다는 건,
한 명의 선수를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서
그 시대와, 그 노력을 함께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The one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20년이라는 T1의 전신, 슬레이어즈 게임단 단장이었던 임요환 선수,

지금은 포커플레이어로 활동하는 임요환씨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 사람의 포부를 알수 있었던 좋은 장면이 떠오릅니다.

또한, 현재의 T1의 전설을 만들고 있는 페이커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서,

Faker의 생각과 포부를 알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다큐멘터리 속 “The One”이라는 챕터였습니다.

20년 전, T1의 전신 슬레이어즈 게임단을 이끌었던 임요환.
지금은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 중인 그가 인터뷰에서 보여준 포부와 시선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는 ‘선구자의 기개’를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T1의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페이커.
그의 인터뷰 속 차분한 말투와 뚜렷한 목표는,
다시금 이 팀이 왜 ‘현재의 전설’인지 증명해 주는 듯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장면은 유난히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나란히 서서, 화면이 서서히 페이드아웃되며 스태프들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조용하지만 깊게 울리는 장면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페이커의 시선 끝에 홀로 등장한 Boxer의 뒷모습.
그 한 컷이 마치 20년의 역사를 압축한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척자의 걸음과 현재를 잇는 발자취가, 그 화면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T1의 20주년 다큐멘터리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전설을 모두 품은 채 막을 내렸습니다.


T1의 20주년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뭘 말하고 싶어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역사 속에 없지 않다.

그저, 같이 있었음에도 역사 속에 같이 쓰이고 있으니-

언제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건, T1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였다고,

말해주는 영상을 보며 한동안 여운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안녕하세요, 저의 다른 세계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