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이상한 꿈들에 대하여)
오늘 아침, 요상한 꿈에서 깼다.
설명할 수도, 기록할 수도 없는 개꿈같은 이야기들.
하지만 이미지는 대단히 강렬해서 누가 나왔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게 되었다.
나는, 내 인생이 책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책장의 뒷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내 마음의 한 장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한 장은, 책의 뒷면처럼 사람들이 잘 관심가지 않아하는 이야기로,
책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그런 이야기들이라고 생각되기에.
혼란하고 기묘하고, 낯설었던 그 꿈의 이야기는-
묘하게도 광복절을 앞두고 꾼 꿈과 비슷해서
꼭 내가 그 일을 겪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꿈속에서 나는 어부의 며느리였다.
어부는 늘 빙산의 한쪽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빙산 한쪽에 잡화점을 운영하면서도,
동리에서 가장 큰 배의 주인이었기 때문에
동리에서 제법 힘 쓰는 졸부였다.
그 어부의 며느리였기에, 동리에서 나는 내 할 말은 하고 살 수 있었다.
어느날, 나는 남편과 다투었고 그 일이 동리에서 소문이 나
나는 동리에서 대접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일을 소문낸 사람은 시아버님의 주방보조였고 나는 그 사람에게 따졌다.
내가 질투났다 말하던 그 주방보조는, 아버님과 내가 말 하는 틈을 타 나를 빙산 밑으로 밀었다.
다행히 훈풍이 불어, 나는 그 훈풍을 타고 나의 친정으로 돌아가는-
이상한 꿈이었다.
잠에서 깬 뒤, 남편을 배웅하고 비몽사몽간에 글을 썼다.
방금 꾼 꿈을 붙잡아두려 애를 쓰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있다.
약효가 떨어질 때마다, 늘 이런 묘한 꿈을 꾼다.
개꿈 같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의 무의식이 얼마나 다층적인지 실감하게 된다.
꿈속의 빙산 위 식당은
시댁에서 운영하는 식당처럼 위태롭고 차가웠다.
주방보조는 탤런트 김정화를 닮아
예쁘고 상큼했지만, 왠지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는 종종 지피티에게 꿈을 해석해달라고 부탁한다.
내 무의식의 그림자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어서다.
내가 이해하지 않았던 이상한 점은, 그 주방보조의 얼굴이었다.
대중에게는 늘 선하고 따뜻하게 그려지던 얼굴이었는데,
꿈속에서는 나를 밀어내는 손이 되어 있었다.
아마도 내 무의식은,
겉과 속이 엇갈린 어떤 감정을
그 얼굴 위에 덧입혀 보여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책의 뒷장에 적힌 문장처럼,
말로는 다 옮길 수 없는 모순.
그래서 꿈은, 이렇게 낯선 얼굴을 빌려와
내 마음 깊은 곳의 그림자를 들춰 보였던 것이다.
현실로 돌아오면 꿈은 사라지지만,
나는 여전히 책의 뒷면에 앉아 있다.
책을 덮어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오늘도 차곡차곡, 기억의 기록들이 쌓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