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광복동 12시)
H언니와 함께 오전 나들이를 갔다.
나는 카페를 많이 가보지는 않아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카페를 찾아간다는 게 의외로 엄청난 도전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언니와 함께 찾은 카페는,
유명한 고갈비집 맞은편에 있는 카페였다.
작은 계단을 지나 조심스레 올라가 보니, 소담스러운 카페가 나를 맞이했다.
생각보다 꽤 작은 카페의 문 앞, 나는 언니를 따라 들어갔다.
카페의 입구부터, 마치 원더랜드로 들어가는 도로시처럼 새로운 기분이었다.
현실의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 같은 느낌이랄까.
들어가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옛날, 오즈의 마법사에서 봤던 그 세계의 '컬러풀'을 입히는 것처럼.
내가 꿈꾸던, 한잔의 위로 같은 세계-
나의 자유부인 시간을 거기에 빚어 만들어 놓은 것처럼, 그 세계가 펼쳐졌다.
사장님이 천천히 커피를 내리고 있는 광경을 보며,
나는 다른 도시에 온 여행자가 된 기분이었다.
아기자기하게 걸린 사진작품과
오래되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는 나를 한층 더 새로운 감성에 젖어들게 했다.
커피를 주문한 뒤, 언니와 함께 기다리며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오래된 가게의 고즈넉함이 어우러져,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아, 내가 꿈꾸던 자유부인의 시간은 바로 이런 거였구나.
내가 알지 못하던 공간을 소개해준 언니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사장님이 정성껏 내려주신 커피를 마셨다.
호로록- 소리와 함께 퍼지는 원두 향이 머릿속을 촉촉하게 적시자,
그제야 나는 ‘한 잔의 위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언니가 함께 시킨 버터바 한 조각이 건네준 달콤한 위로.
한 잔의 쌉싸름함과 달큰한 향이 주는 위로도,
6년 전, 하루 일을 마치고 마시던 맥주 한 캔처럼-
오늘의 나에게는 오래도록 남을, 크고 깊은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