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나의 첫 확진 기록)
세상에는 안심해서는 안 될 일이 많다.
나는 2019년부터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에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계절에도, 별일 없이 잘 넘어가겠거니—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곤죠 왕자가 지난주에 이유 모를 38도의 열을 내기 시작했다.
수상하다 싶었지만, 병원에서는 “염증 수치가 두 배라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하지만 이럴 수가.
며칠 뒤, 내가 집에서 계속 고열에 시달리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혹시나 하고 자가키트를 해보니— 두 줄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큰일이다 싶어, 다음 주 스케줄을 모조리 취소했다.
수업 일정은 물론이고, 밤에 있던 강의까지.
다 취소하고 나니 안심과 동시에 두통이 몰려왔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자리에 드러누운 채 잠인지 선잠인지 모를 시간을 흘려보냈다.
다음 날, 남편이 내게 말해주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잠이 아니라 끊임없이 잠꼬대를 했다고.
열에 시달리며 헛소리를 쏟아내는 아내를 지켜본 그의 마음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열에 시달리다 결국 일요일 저녁, 곤죠 왕자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께서는 곤죠 왕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니,
DNA를 증폭하는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결과는 역시나— 코로나 양성이었다.
선생님께 들은 결과를 듣고 나는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양성이라니.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였지만, 일단 내 결과도 있었기에 꿋꿋이 버텼다.
다행히 곤죠 왕자는 무증상이었다.
아이만큼은 아프지 않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나는 수액 처치를 받으며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 들려온 내 혈액검사 결과는 충격이었다.
아이의 염증 수치가 두 배였다면, 나는 무려 열한 배.
그 순간, 몸보다도 마음이 더 무너져내렸다.
세상에, 그래서 그렇게 아팠구나.
이해가 되는 동시에, 퀭한 내 얼굴이 마음에 콕 박혔다.
아, 그래서 내가 그토록 고통스러웠던 거구나.
열에 들떠서, 이상한 소리까지 내뱉을 정도로.
Covid-19, 처음 걸리면 그렇게 독하다고들 하던데—
나는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알아버렸다.
친구들을 위로하면서도, 궁금했던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고 나니,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은 병이었다.
다들 왜 코로나라면 치를 떠는지 알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코로나 클린’이 아니다.
남들처럼, 코로나에 한 번쯤은 걸려본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남편만큼은 끝까지 코로나 클린 상태로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와 아이가, 아빠를 잘 지켜 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