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만화영화 OST

(feat.너의 이름으로)

by Rachel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은 초등학생 때 들었다가, 지금도 듣고 있는 만화영화 OST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선계전 봉신연의 OST - 너의 이름으로 라는 곡으로, 강성호 씨가 부른 곡입니다.

오래 전의 이야기라, 지금부터는 일기체 형식으로 들려드릴게요 :)


선계전 봉신연의의 OST, 〈너의 이름으로〉.
강성호 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던 그 순간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이상하게 먹먹했다.


‘너의 이름으로’ 꿈을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땐 몰랐다.
아니,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감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TV에서 WE 앨범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면
나는 늘 그 앞에 앉아 조용히 듣곤 했다.
엄마가 채널을 바꾸려 하면,
“이것만 듣고 바꿀게요.”
그렇게 사정하듯 말하며 끝까지 노래를 들었다.

엄마 몰래, 아빠 몰래, 그 노래를 따라 아주 작게 흥얼거리면서.


‘힘을 내—’ 부분이 나올 때면
목 끝까지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애써 삼켰다.
삼키지 않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 노래를 TV가 아닌 곳에서 듣게 된 건 아주 오래 후의 일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쯤, 그때의 나는 선계전 봉신연의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다.

시간의 모래에 파묻혀 기억의 끄트머리에 ‘힘을 내—’ 한 소절만 남았을 즈음,
나는 친구들을 따라간 만화방에서 다시 그 제목을 마주했다.

그제서야 이 노래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때는 MP3가 막 시중에 나오던 시절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리바다에서 직접 찾아 다운로드받을 수 있었던 때.

물론 그땐 저작권이 뭔지도 몰랐다.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정당한 권리를 주고 산다.

우리 집 컴퓨터는 펜티엄3였다.
전원 버튼이 @ 모양이던 그 본체.


그 버튼을 눌러야 내가 듣고 싶은 노래 세상이 열렸다.

엄마, 아빠가 돈 벌러 집을 비운 사이 나는 MP3를 연결해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씩 내려받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노래였다.


아빠는 어느 날
내가 다운로드한 곡 목록을 보시더니 잠시 멈춰 화면을 바라보셨다.
별 말은 없으셨지만, 사춘기 소녀의 플레이리스트가
조금은 의외였던 것 같다.

“이 노래, 왜 좋아해?”
그 한마디에 나는
그저 웃으며 “그냥요.”라고만 대답했다.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려드리면, 왠지 혼날 것 같았다.

아빠는 나를 혼내는 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냥, 세상에 내 이름을 , 내 꿈을 알리는 게 부끄러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게 부끄러웠던,

그 시절의 나였다.


이 노래는 여전히
내 안에서 작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곤 한다.


“너의 꿈을 세상에 펼쳐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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