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홀로 사랑을 떠올리며)
언터쳐블 - 단 한사람(Feat.Mellow)
Afterschool - Shampoo
이 두 곡은 제게 한겨울의 캐나다를 상징하는 노래입니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고,
하루하루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문득 그때의 겨울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 캐나다의 스타벅스 한 구석.
따뜻한 머그를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눈 내리는 창가에 앉아 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나라에서 혼자 앉아 있노라면,
고향에 두고 온 사람이 문득 그리워져
눈물이 뚝뚝 떨어지곤 했습니다.
마치 샴푸가 눈을 따갑게 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내가 기다려줄 단 한 사람을 떠올리면,
그리움에 데인 마음이 녹아내릴 듯 뜨거워졌습니다.
이국의 도시 한복판에서,
창밖 눈송이를 바라보며 울던 동양 여자는
아마도 조금 이상해 보였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이상함조차 사랑이었습니다.
홀로 사랑도 사랑이기에,
혼자 사랑을 많이 했습니다.
첫사랑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그 뒤에 온 사랑을 떠올리며 또다시 울기도 했습니다.
그 뒤의 사랑은—
아마도 《거기에, 산적이 있었다》에서 이야기하게 되겠지요.
그 사람을 위해서도, 나는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먼 타지에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얼마나 전화를 많이 걸었던지요.
나중에는 심드렁하게 받던 그 목소리마저도
그리워 견딜 수 없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럴 땐,
그 목소리라도 녹음해둘 걸.
그랬다면 오늘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향수병이 깊어지던 날들이 있었고,
어느 날은 캐나다의 이국적인 풍경마저도 견딜수가 없어졌을 때
우울이 조용히 나를 덮쳤습니다.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던 그 감정이
다시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나를 치유할 수 없을 만큼—
내 안의 무너짐은 천천히, 그리고 깊게 번져갔습니다.
같이 동문수학하던 유학생 언니들이 저를 걱정할 만큼-
너는 날이 가면 갈수록 다크써클이 짙어진다며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말을 하면 무너질까봐.
조금만 버티면 될 것 같은데,
그 버티지 못하는 내 자신이 환멸스러워서 견디지 못할까봐.
억지로, 기계적으로 그냥, 웃었습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요.
그렇게 3개월을 꾹꾹 버텨낸 끝에-
나는 터져버렸습니다.
저 노래 두 개로 버티기에는,
캐나다의 겨울이 남긴 그늘은 너무나도 길고 짙었으니까요.
이제 겨울이 오는 문턱에서,
그 때의 겨울을 생각하는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이제는 그 힘겨움도 지나간 일인 듯 괜찮아졌습니다.
아마도, 그 때는 곁에 없던 사람이 옆에 있어주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가을의 끝에서 겨울의 초입으로 걸어 들어가는 지금—
나는 또다시 마음 한켠에서 그때의 나를 불러냅니다.
호르르, 다시 봄을 찾아 날아가려는 마음으로.
오늘의 선곡표는
언터쳐블 - 단 한사람(Feat.Mellow)
Afterschool - Shampoo 였습니다.
눈 내리던 그날의 그리움이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그 겨울도, 결국은 내 봄을 위한 계절이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