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놓아야 할 때

(feat.SpaceA_성숙)

by Rachel

Intro. Y들에게.

나는 오래도록 붙잡고 있었어요.

언젠가는, 혹시나 모른다는 그 마음으로,
그리고 여전히 사랑받고 싶었던 그 시절의 나를요.


하지만,

‘놓는다는 건 버리는 게 아니라,

마침내 사랑했던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주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달빛은 여전히 내 창가를 비추고,

나는 그 빛 아래서,
어제의 나를 천천히 놓아줍니다.

그리고 오늘 —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별빛 사이의 여행을, 우리의 여정을요.




아주 오래 전 듣던 노래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아마 90년대생이라면,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이른 세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지도 몰라요.


Space A – 〈성숙〉.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면서도,
끝내 울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노래죠.


그런데 제게 이 노래는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사랑과 이별뿐만 아니라—
내가 미련을 두고 있던 어떤 것을 놓아야 할 때,
그때마다 다시 꺼내 듣게 되는 노래.


자신 없음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에—
우리는 눈물을 참을 뿐입니다.


SpaceA의 〈성숙〉을 들을 때마다
그 가사 속의 ‘울지 않음’은
단지 슬픔을 참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해 견디는 용기처럼 느껴집니다.



나 역시 앞으로 나아가고,
지금보다 더 좋아지기 위해서
나의 미련과,

나의 망설임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결국 노래에서 뜻했던 ‘성숙’이라는 건,
누군가를 잊는다는 뜻만이 아니라—
나의 망설임과 미련을 모두 놓아주는 일이 아닐까요.


내가 꼭대기에 올라 모든 것을 보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을 놓아주고, 망설임과 미련까지 놓아둔 채

새로운 자리를 하나 만드는 것-



그렇게 놓아보낸 자리에
언젠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별무리를 만나듯이.






Outro.

우리는 헤어지고, 언젠가 다시 만납니다.

세상의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듯,
성장이라는 것도 결국 그런 것이겠지요.


헤어지고 만나며,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 —
그것이 바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별무리들을 만나며
우리의 새로움을 다른 이들의 익숙함으로 바꾸어 갑니다.

그렇게 새로움과 익숙함이 뒤바뀌는 동안,
우리는 또다시 성장하고,
그 성장에 미련을 품습니다.


미련과 망설임 속에서 다시 이별하고,
이별을 지나 다시 성장하는 일 —
삶은 그런 순환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내가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다시 놓아주고,

다시 또 도달해가면서
그 순환을 즐기며 살아가는 삶.


그것이 바로 순리이고,
어쩌면 진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즌은 ‘놓음’의 계절입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며 다시 걸어가는 여정.

그 여정을, 저 혼자 걸어가기엔 너무 먼 것 같아요.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이제, 같이 걸어가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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