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인생이야

(feat. Bon Jovi _ It’s My Life)

by Rachel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랜만에 록밴드의 노래를 가져온 건
제가 최근에 보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시댁에서
불후의 명곡 – 야구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무대에서
황재균이라는 이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십수 년 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뛰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선수였는데,
어느새 양복을 입은 채
은퇴 후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궁금해졌고,
옆에 앉아 있던 남편, 산적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 사람, 야구 선수인데
팬들이 든 유니폼이 저렇게 많아?
보기엔 네 벌은 넘는 것 같은데.”


팀을 이리저리 옮겨 다닌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제가 기억하는 대학 시절의 그 야구 선수가 맞다면,
그는 꽤 오랫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던 선수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산적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조금 뜻밖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황재균은 맞았지만,
그가 네 벌의 유니폼을 입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제가 짐작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는 것.

그 유니폼들은
이리저리 옮겨 다닌 흔적이 아니라,
버티며 지나온 시간의 결과에 가까웠습니다.



“네 기억이 맞을걸.
롯데에 쭉 있었던 건 맞아.
근데, 그 사이에 일이 좀 많았지.”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한 사람이 긴 야구 인생 동안
네 벌의 유니폼을 갖게 되었을까요.

e스포츠 선수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의 시간이 궁금해졌고,
저는 산적의 뒷이야기를 기다렸습니다.


산적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네가 알던 황재균이 맞아.
롯데에 오래 있었던 것도 맞고.
근데, 해외에 잠시 나가 있던 사이에
롯데가 트레이드를 해버렸어.

그래서 해외에서도 돌아올 수가 없었지.
이대로 은퇴하나 싶었는데,
KT가 불러줘서 거기서 조금 더 뛰고,
그제야 은퇴식을 할 수 있었던 거야.

나는 원래 롯데 팬이었지만
그 일 이후로 마음이 좀 식었어.
선수를 키워 놓고 프런트 입맛대로 정리해버리니까.

팬 입장에서는 잘하면 팔려 나가고,
못하면 버려지는 것 같잖아.
그래서 결국 지금은 다른 팀을 응원하고 있지.”


그런 마음 아픈 사연이 있었구나 싶어,
저는 그가 부른 노래를 한참 동안 들었습니다.


무슨 노래였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얼굴이
마치 자기 이야기를 하듯 담담해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It’s My Life가 떠올랐습니다.


버텨온 시간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의 태도.


그래서 멋있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시간을 혼자 지나왔을 마음이
조금은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문득,
짧은 운동선수의 수명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보통 예순을 넘게 사는데,
운동선수의 커리어는
마흔 전후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자

산적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연예인 걱정하는 거랑 똑같아.”


그래도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잖아.
저 사람은 자기 인생을 쏟아서 야구를 했는데,
마흔쯤 되면 갑자기 그 생활을 더는 할 수 없게 되는 거잖아.

돈의 액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인생의 2막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강제로 펼쳐야 하는 거니까.”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그가 부르던 노래의 가사 중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이 한마디였습니다.


이게 내 인생이야.


무슨 노래였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을 만큼,
저는 그 사람의 태도를 보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래도 자기 인생을
이렇게까지 책임지고
걸어온 사람처럼 보여
멋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문득,
그 태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It’s My Life.





오늘의 노래 사연, 어떠셨나요.
마음에 와 닿으셨을까요.

저에게는
“이게 내 인생이야.”
그 한마디가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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