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곤죠 왕자의 은하계 여행기)
Intro.
오늘밤, 우리 집은 우주비행사를 위한 로켓이 되었습니다.
사랑스러운 곤죠 왕자는 꿈나라에서 우주비행사가 되러 떠났습니다.
(곤죠의 어원이 궁금하신 분, 따라 듣고 있으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의 선곡표는, 저의 아드님 곤죠 왕자의 선곡표 입니다.
다들 곤죠 왕자가 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썰 하나 풀겠습니다.
어느날, 곤죠 왕자가 집에 돌아와서 말했습니다.
"엄마! 나 엉덩이 곤죠해! 로션 발라줘!"
"?????"
목욕이 끝나고, 갑자기 다짜고짜 엉덩이가 '곤죠'하다며 로션 발라달라는 아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고 '곤죠'가 뭔가 해서 물었지요.
"곤죠??"
"응! 아침에 유치원 갈 때 곤죠하다고 발라야 한댔짜나. 발라죠."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물었어요.
"....설마 건조니?"
"응! 건주야!"
"아니 건주 아니고 건조."
"곤죠!"
"........"
몇번을 가르쳐도 곤죠라고 해서, 아빠인 산적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말했어요.
"여보, 애가 오늘 곤죠랬어요."
"곤죠가 뭐야?"
저랑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산적을 향해, 곤죠 왕자가 소리쳤습니다.
발을 탕탕 구르면서.
"아아니이~~ 나 곤죠라고 안했어! 건주, 아니 건조라고 했어 건죠!"
그 모습에 산적과 저는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그런 곤죠왕자의 선곡표는 오늘 두 곡이 있습니다.
지금은 꿈나라로 떠난 곤죠 왕자의 첫번째 선곡은, 릴 나스 엑스의 Starwalk'in(스타워킨) 입니다.
저 노래를 알게 된 데에는 저의 공이 큽니다.
저는 T1의 팬이라서, 가끔 LOL의 영상을 챙겨보곤 합니다. 그날도 열심히 덕질을 하고 있었어요.
아이가 덕질을 하던 제 무릎에 앉아서 같이 물끄러미 보다가, 릴 나스 엑스의 스타워킨을 듣게 되었습니다.
인트로도 가사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제게 위안이 되는 가사였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가 그 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아지르'(독수리 모양의 이집트풍 영웅)을 보더니 마음에 든다며 그 자리에서 그 부분만 70번을 틀어봤어요. (...70번을 들으니 듣기가 싫어졌어요..)
그 소리가 지겨워질 때쯤에는, 자기 카메라에 음악 기능이 있다며 그 노래를 넣어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답니다. 사실, 그 때보다 시간이 더 오래 지난 지금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자기만의 음악 감상을 즐기고 있습니다. 곤죠 왕자는 이제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자기도 우주비행사가 되었다며 별 사이를 걷는 여행자처럼 몸을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멜로디도 좋지만, "나는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나는 별들 사이를 오늘도 걷고 있어." 라는 그 가사가 아이 마음에도 언어를 넘어 닿은 모양입니다.
곤죠 왕자는 지금 이순간, 스타워킹을 하며 별들 사이를 걷는 중입니다.
두 번째 선곡은 Alan Walker의 The Drum입니다. 알란 워커의 노래는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리듬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아마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특히 “The Drum”은 그 매드무비와 함께 볼 때, 정서적으로 완벽한 충돌을 일으키죠.
그날도 아들은 제 무릎에 앉아 같이 유튜브 매드무비를 보았는데,
그걸 보면서 곧바로 카메라에 Starwalkin’과 The Drum을
두 곡만 담았어요. (엄마도 그렇게 좋아하는 그 두 곡이라니!)
그 매드무비의 주제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관련이 있어요.
마법진이 펼쳐지고, 에인션트 원이 등장하는 그 장면들. (홍보는 아니지만, 진짜로 그 가사 편집이 아주 잘 되었답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그냥 한 번!
근데, 그날도 곤죠 왕자님은 에인션트 원이 너무 좋아져서, 손을 올려 마법진을 만드는 손짓을 했어요.
“엄마! 나도 마법사 될거야!”라고 말하며. 그리고 30번을 똑같은 뮤비를 돌려봤습니다.
그때, “이쯤 되면 내가 덕질을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도 했어요.
중간에 드럼 소리가 나오면서, 그 구간을 입술을 삐쭉거리며 따라하는 곤죠 왕자를 보면
정말로 병아리가 삐약삐약하면서 입술을 쭉 내미는 모습 같았죠.
그리고, 지금 곤죠 왕자의 세계는 지금도 마법을 부리는 것 처럼 느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오늘의 곤죠 왕자의 선곡표는 두 곡입니다.
Starwalkin’ / The Drum
그 외의 곡은 절대, 들리지 않아요.
아무리 들려줘도, 그 이상은 “이거 말고, 스타워킨 해줘!”, “더 드럼 해줘!!!”라고 외치는 왕자님.
이것이 바로 꿈나라 우주비행사, 곤죠 왕자의 두 곡 플레이리스트.
그 이상도, 이하도 없습니다.
꿈나라를 여행하는 아이에게 두곡 다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요.
별들사이를 걷는 스타워킨과 신나는 드럼소리로 오늘도 즐거운 꿈나라 여행기를 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감성 DJ D였습니다.
Outro.
...그런데, 사실 두 곡 다 이 밤에 듣기엔 좀 많이 신납니다.
우울할 때 한 번 들어보세요.
새벽 감성 충만한 밤,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고 들으면—
정말 별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몽글몽글하게 들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