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찾아온 손님을 대하는 법
사람은 언제 가장 외로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양원이 떠올랐다.
나이가 들어 몸과 정신이 약해지면 선택하지 않아도 가게 될 곳 중의 한 곳, 요양원은 우리 삶의 한 방향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변하지 않는 마음과는 달리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몸과 정신을 돌보기 위해 선택되는 이곳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26만 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계시는 요양원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회적 모습의 한 단편이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삶이 외롭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시스템과 돌보는 요양사님들의 손길에서 과연 치매에 걸리신 분들이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3번의 배식과 5번의 기저귀케어 그리고 간식까지 정해진 시간 속에서 이뤄지는 그곳의 삶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사뭇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자녀들이 독립하는 시기, 50~60대의 중년은 어떨까?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할 나이가 외로움을 많이 느낄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아이들이 자랄 때 바쁜 워킹맘의 삶에는 여유가 없었다. 수 없이 많은 일을 해야 했고 그 안에서 외로움도 느꼈다. 자신에게 할애할 시간이 부족했고 바짝 마른 이파리처럼 말라 있었다. 스스로를 돌볼 줄 알아야 남도 돌본다고 하는데 그것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반면에 50대 이후 점차 독립적인 자녀들로 인해 스스로를 위해 사용할 시간이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그만큼 자유와 함께 외로움의 크기도 불쑥 찾아온다.
예전과 같지 않는 모습에 외로움은 갑자기 올라오기도 하고, 바쁜 일상에 잠시 한가해진 시간 속에 외로움은 또 한 번 고개를 쑥 들어 올린다. 자기 말만 들어 놓는 친구의 수다를 듣고 헤어질 때는 공허함 속에 외로움이 슬쩍 비추기도 한다. 외롭지 않다고 자부하다가도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면 외로움과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그렇게 외로움은 지금까지 함께 동행해 온 것 같다.
모든 희로애락의 감정 속에 외로움은 함께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자신과 더 깊은 대화를 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메아리가 되어 답이 없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때도 있었다. 외부와 담을 쌓기도 했고 상처받은 피해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 너머 그렇게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외로움은 어느 나이 든 함께 하고 있었다. 나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 또한 자신만의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그 외로움을 대하는 방법은 다 다르지만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달래느냐이다.
나는 이제 외로움을 ‘조용한 친구’처럼 대하려 한다.
특별하게 대하지 않고, 평범한 듯 곁에 두려 한다.
외로움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한다.
외로움은 버려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걸어야 할 감정이다.
우리 인생의 동행자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