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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신 Sep 06. 2024

나의 패러다임 들여다보기

특별한 안경이 아닌 깨끗한 안경으로 바라보기 연습

얼마 전 부부상담에 대한 프로를 본 적이 있었다. 

남달라 보이는 적극적인 남편에 비해 조용하고 주눅이 들어 보이는 부인의 모습에서 평화로워 보이는 한 가정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서로 소통하는 느낌보다는 한쪽으로 흘러가는 에너지의 기운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조용히 남편을 맞춰주고 따라가는 부인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하고 싶다'인지 '해야 한다'인지에 대해 잠시 주저하다 후자로 남편과의 관계를 풀기 시작했다. 남편이 원하기에 자기계발도 한 다이고 중년 이후의 삶이 여유롭기 위해서는 지금의 열심히 당연히 해야 한다로 자신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기에 에너지는 낮았고 우울했다. 

자신의 모습은 잃어버리고 상대의 모습으로 가면을 쓰니 삶에 힘을 잃어 가는 것이 당연하다


인간은 위기에 순간에 싸운다와 도망간 다와 그 자리에 멈춘다로 유형을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의 관계모드가 지나치게 전투적인 사람을 보면 그는 늘 상대를 비난하고 자기 정당화로 날카롭게 비수를 세운다. 아마도 그의 뛰어난 말솜씨와 논리성이 그 상황에서 그를 그렇게 대처하게 했을 수도 있다.


또는 누군가는 문제가 발생하면 늘 회피해 버린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 상대의 강함으로 자신이 어쩔 수 없음은 그를 그의 안전한 동굴로 들어가 버리게 한다. 결국 그 문을 열고 나와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것조차 자신이 아닌 상대가 먼저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멈춘다는 것은 쏟아지는 총성을 그냥 온몸으로 맞는 것과도 같다. 상대에게서 나오는 무수한 비난의 말과 정죄함에 자신의 말은 한마디도 못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린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총알이 그의 몸 구석구석을 박아버리고 생채기를 내어도 아파하는 소리조차 내지 못한다. 결국 그 고통과 원망이 자신을 스스로 찌르고 통과하게 해서 자신의 죽음으로 상대에게 복수해 버린다.


지금 자신의 유형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와 달라짐을 깨달아 그 유형의 모습이 달라짐을 보게 되는가

이 유형의 틀에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아도 자신의 모습이 대략 어떤 모습인지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성인의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 어느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무너짐을 볼 수 있다.

'남의 긍정적인 부분을 보되 비난 판단은 하지 말자.'

'긍정적인 표현으로 늘 감사를 잃어버리지 말자'

그렇게 다짐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 결심을 훅 날려버릴 때가 있다.

그래서 '말을 조심하자', '관계 안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마도 그 부분의 단련이 많이 팔 요하고 건강한 근력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는 나도 모르게 무너져 버리는 내 모습이 싫어 내가 스스로 그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더 나아지고 더 유연한 관계를 가지고 싶자는 마음이 든다.

척하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도 솔직히 받아들이는 그런 건강함을 가지고 싶다.

스스로 보이는 약한 모습에 좌절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도 역시 연약한 존재임을 시인해야 한다.

강한 척하지만 약한 존재임을 말이다.


상대를 바라보다 그 안의 나를 보게 된다.

내 안의 나를 보다 상대의 모습도 보게 된다.

특별한 것 같은 나의 모습은 나뿐 아니라 상대도 그런 존재임을 알게 한다.

그 특별한 우리가 자신만의 특별한 안경으로 서로를 계속 바라보다면 참 피곤한 삶을 살 것 같다.

특별한 안경 대신 자신의 먼지가 묻지 않게 깨끗한 안경을 끼고 나와 상대를 바라보기를 하고 싶다.

내 특별함이 판단이나 비난이 되고 있음은 내 안경이 이미 먼지로 더럽혀졌음을 알고 다시 멈추고 싶다.

비난이 아닌 때에 맞는 유연한 표현으로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오늘 하루도 연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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